■ “라파 지상전땐 무기 끊겠다”

자국 중동정책 불만 등 영향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지상군 투입을 둘러싸고 이스라엘과 미국 간의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상군 투입 시 이스라엘에 공격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하자, 이스라엘은 무기 지원 중단이 휴전협상을 방해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8일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군 투입은) 옳지 않다”며 “포탄과 무기를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가자에서 민간인들이 폭탄과 다른 공격 방법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며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그들이 인구 밀집 지역으로 진입하면 우리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안보를 등지지 않겠다”면서도 “이스라엘이 (민간인) 밀집 지역에서 전쟁을 벌일 능력을 등지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경고는 대선을 6개월 앞두고 미국 대학가에서 반전 시위가 확산하고 민주당 일각에서도 대이스라엘 정책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역시 “(이스라엘에) 고폭발성 탄약 1회분 배송을 일시 중단했다”고 전날 언론보도를 사실로 확인하는 등 공격 무기 지원 중단이 현실화할 수 있음을 분명히 했다. 미국은 또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보내 이스라엘 측에 휴전을 압박하고 있다. 번스 국장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라파 작전 중단과 인질 교환 가능성 등에 대해 논의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미국의 무기 지원 중단 조치와 휴전 압박에 반발하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 고위 관료들은 미국 측에 무기 지원 중단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며 이 같은 결정이 인질 교환·휴전 협상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번스 국장을 만난 자리에서 “(하마스의 휴전 제안은) 모든 면에서 한계선을 넘었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채널12가 전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