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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세습은 北몰락 징후… 김정은 신격화, 체제불안 극복 ‘고육지책’

  • 입력 2024-05-02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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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용준의 Deep Read - 김정은 ‘독자적 우상화’ 배경

‘태양절·광명성절 명칭 폐지’ 先代 격하… 사회경제 위기·국내외 불안정성 관점서 분석해야
지배체제 공고화·후속 세습체계 확립이 목표… ‘외부 정보’ 적극 주입이 앙시앵레짐 타파 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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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우상화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선대 김정일 위원장은 신격화한 김일성의 후광 아래서 정권을 유지했던 반면, 김정은은 자신을 스스로 우상화하면서 이를 위해 김일성·김정일의 우상화를 격하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김정은 체제가 현재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도전들을 감안할 때, 북한의 이런 움직임은 단순한 ‘체제 공고화’ 차원을 넘어 체제의 취약성과 불안정성을 극복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성격을 띤다. 북한이 현시점에서 뜬금없이 보여주는 김정은 우상화 열풍의 배경과 추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권력 신격화의 역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절대권력을 추구했던 왕들은 자신에 대한 신격화에 열을 올렸다. 범접할 수 없는 신이 되는 게 우매한 백성을 통치하거나 도전자의 출현을 막는 데 유리했기 때문이다. 고대 페르시아의 왕도 이집트의 파라오도 신으로서 백성을 지배했다. 이집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였던 클레오파트라도 신으로 군림했으나, 사실 그 시조는 알렉산더 대왕 휘하의 마케도니아 장군이었을 뿐이다.

기원전 5세기에 왕정을 폐지하고 원로원이 지배하는 공화정 시대를 연 로마는 권력의 사유화를 막고자 임기 1년의 집정관 2명을 매년 원로원에서 선출하는 고도의 권력 분산 체제를 500년간 유지했다. 갈리아 정복으로 대중의 지지를 등에 업은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종신독재관에 취임해 영구집권을 도모하자 원로원의 공화파 의원들은 그를 암살했고, 카이사르의 이름과 재산을 상속한 양자 옥타비아누스는 이들을 토벌한 후 카이사르를 신격화하고 신격 카이사르의 이름으로 초대 황제에 올랐다.

그 후 모든 로마 황제는 정통성의 상징으로 신격 카이사르의 이름을 물려받아 통치했고, 자식이 없거나 혹은 있더라도 부실하면 명망 있는 장군을 양자로 영입해 카이사르의 이름으로 제위를 상속했다. 이 체제는 로마제국을 장기간 강성하게 했으나, 후대에 이 전통이 사라지고 제위가 자식에게 ‘세습’되면서 로마의 쇠퇴가 시작됐다. 즉 권력 세습은 권력 몰락의 징후다. 말기에 군사력으로 황위를 찬탈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황제의 신격도 정통성도 사라졌다. 이는 북한의 세습체제와 관련해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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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국의 지도자 우상화

무신론이 지배하는 공산국가에는 신이 존재할 수 없으나, 구소련 공산당은 혁명 지도자 레닌이 사망하자 그를 신의 수준으로 우상화했고, 그의 유해를 공산당 지배체제 정통성의 상징물로 이집트 파라오처럼 박제화해 전시했다. 그러자 중국·베트남·북한 공산당도 그 선례를 따랐고, 그 후계자들은 지금도 전시되고 있는 영원불멸의 혁명지도자로부터 정통성을 빌려 백성을 지배하고 있다. 이를 폐기한 건 아이러니하게도 소련의 후신 러시아뿐이다.

공산국가의 지도자 우상화 중에서도 단연 압권은 북한이다. 다른 나라들의 지도자 우상화가 사망 후 상징적 정통성 유지의 차원에서 이뤄진 반면, 북한의 지도자 우상화는 모두 생존 때부터 일찌감치 시작됐고, 정치적 우상화의 수준을 넘어 김일성 왕조의 항구적 세습체제 유지에 초점이 맞춰진 신정국가 체제의 정착이 주된 목적이었다.

북한은 전 주민이 수년간 먹고살 만한 돈을 들여 북한 전역에 수만 개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설치했고, 부족한 전기를 긁어모아 동상들 주변을 밤에도 대낮처럼 밝히고 있다. 그처럼 국가 자원을 총동원해 진행해 온 우상화의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심대하다.

북한 정권이 싫어 10여 년 전 목숨 걸고 탈출한 한 탈북 지인은 “지금도 한국 언론에 뉴스로 등장하는 김일성·김정일의 사진을 보면 나도 모르게 연민의 눈물이 나온다”고 말하고 있다. 수십 년간 이뤄진 최고 존엄에 대한 신격화 공작 속에서 이들에 대한 추앙과 숭배심리가 배태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의 속사정

김정은이 집권 초기에 제일 먼저 했던 일 중 하나는 정통적 권력 승계자 자격으로 김정일을 금수산태양궁전에 신격화해 안치하고 만수대의 25m 높이 김일성 동상 옆에 나란히 김정일 동상을 세운 일이었다. 이처럼 김정은은 이미 우상화가 완료된 김일성·김정일의 후광에 기대어 권력 기반을 닦았다.

그러던 김정은이 최근엔 김일성·김정일 우상화를 격하하면서 자신을 ‘태양’으로 칭하는 빈도를 늘리는 등 독자적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늘의 태양이 둘이 될 수는 없으므로, 김정은은 스스로 ‘태양’의 지위에 오른 이래 김일성 생일에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고 있고,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과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의 명칭마저 폐지했다.

김일성·김정일의 후광에서 벗어나 독자적 우상화 위상을 확립하려는 김정은의 노력은 그가 직면한 국내외적 체제 불안의 관점에서 분석돼야 한다. 유사시 후계체제의 불확실성, 점증하는 주민의 불신과 불복종 풍토, 핵무장 성공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고도의 경제난, 남북한 국력 격차 확대에 따른 좌절과 두려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말 천명한 대남 통일정책의 폐기와 더불어 현 상황의 타파를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우상화 작업을 통해 달성하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지배체제 공고화와 후속 세습체제 확립이다. 특히 세습체제는 김정은이 정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핵무장 강화와 대남·대미 전략에 몰두하는 데 필요한 불가결한 조건이다. 김정은이 벌써부터 어린 딸을 전면에 내세워 후계체제의 시동을 거는 것도 그 때문이다.

◇우상화 타파의 첩경

북한의 지배구조와 후계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되는 한 북한은 정치적 변화를 추구할 이유가 없고, 따라서 레짐 체인지(체제 변혁)도, 개혁·개방도, 비핵화도, 통일도 기대할 수 없다. 북한의 변화는 현행 일당독재 체제와 세습체제가 붕괴하는 순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작될 수 있다.

북의 우상 숭배·세습체제가 존립하기 위한 필수요건은 지배구조와 사회를 교란시킬 수 있는 외부 정보에 대한 철저한 통제다. 북한이 외부 정보에 노출되는 순간 현재의 기형적 정치체제는 더 이상 생존할 수 없게 된다. 한국 정부가 북한의 진정한 변화와 비핵화, 통일 지향적 남북관계 진전을 원한다면 북한에 앙시앵레짐을 깨는 외부 정보를 적극 주입하는 일부터 착수해야 한다. 대북방송, 대북전단, 휴전선 확성기방송 등은 북한의 핵무기에 맞먹는 파괴력을 지닌 대한민국의 대북 무기이자 정책 도구다.

세종연구소 이사장· 전 외교부 북핵대사

■ 용어설명

‘신격화’는 신격이 없는 인간이 신과 같은 수준까지 올라가는 것 또는 그런 작업. 고대 중동·그리스·로마·중국 등에서 시작돼 현대 북한에 이르기까지 황제(최고권력)에 대한 숭배로 구현.

‘외부 정보’는 세계시민의 기본권. 세계인권선언 제19조는 모든 사람은 의견·표현의 자유를 가지며, 이는 국경과 관계없이 어떤 매체를 통해서도 취득·전달할 수 있는 자유를 포함한다고 규정.

■ 세줄요약

권력 신격화의 역사 : 고대 로마에서 황제 제위가 자식에게 ‘세습’되면서 쇠퇴가 시작. 권력 세습은 권력 몰락의 징후. 황위를 찬탈하는 사례가 발생하자 황제의 신격도 사라진 건 북한 세습체제와 관련해 시사점을 던져.

김정은의 속사정 : 북한 정권의 초기 우상화는 김일성 왕조의 항구적 세습체제 유지와 신정국가 정착이 주된 목적. 김정은이 선대 우상화를 격하하고 자신에 대한 신격화에 나선 건 국내외적 체제 불안에 따른 고육지책.

우상화 타파의 길 : 북한의 지배·세습 체제는 ‘외부 정보’에 노출되는 순간 그 기형성을 유지할 수 없게 돼. 대북방송과 전단, 휴전선 확성기방송 등 정책 도구를 동원해 북의 앙시앵레짐을 깨는 외부 정보 주입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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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치마 두루고 계란말이 한 대통령…기자들과 김치찌개 만찬
앞치마 두루고 계란말이 한 대통령…기자들과 김치찌개 만찬 취임 3년 차를 맞아 소통 강화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대통령실 출입 기자들을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으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대통령의 저녁 초대’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만찬에서 대통령은 김치찌개를 직접 나눠줬다. 당선인 시절이던 2022년 3월 ‘취임 후 김치찌개를 끓여주겠다’고 기자들에게 했던 약속이 약 2년 2개월 만에 성사된 것이다.대통령실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날 만찬 행사에는 출입 기자 200여 명과 대통령실 주요 참모진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과 참모진은 양복 재킷을 벗고 넥타이를 하지 않은 차림으로 앞치마를 했다. 또 윤 대통령은 직접 한우와 돼지갈비 등 고기를 숯불 석쇠에 구워 기자들에게 배식했다.저녁 메뉴로는 안동 한우와 완도 전복, 장흥 버섯, 무안 양파, 강원도 감자, 제주 오겹살, 이천·당진 쌀밥, 남도 배추김치, 여수 돌산 갓김치, 문경 오미자화채, 경남 망개떡, 성주 참외, 고창 수박, 양구 멜론 등 전국 각지에서 공수된 국산 먹거리들이 나왔다. 술은 아예 제공되지 않았다.가장 관심을 받은 음식은 김치찌개와 계란말이였다.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로 선출되기 전인 2021년 9월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손수 만드는 요리 솜씨를 보여줬다. 대선 기간 당시에 윤 대통령 후보 유세를 취재하던 기자들이 ‘당선되면 TV에 나온 김치찌개를 맛보는 기회를 갖고 싶다’고 하자, 윤 대통령이 "새로운 청사에 초청해 김치찌개를 대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이어 2022년 3월 당선인 시절 통의동 인수위원회 사무실 인근에서 참모들과 김치찌개로 오찬을 함께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집무실 앞 천막 기자실을 방문한 자리에서 ‘김치찌개 오찬’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청사를 마련해 가면 한번 저녁에 양을 많이 끓여서 같이 먹자"고 재차 답한 바 있다.윤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에서 "취임하면서부터 후보 시절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에 나온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대접하겠다고 약속했는데 벌써 2년이 지나도록 못 했다"며 "오늘 김치찌개 양이 많아 직접 만들진 못했지만 제 레시피를 운영관에게 적어줘서 그대로 만들었고 직접 배식하겠다"고 말했다.윤 대통령은 숯불 석쇠에 직접 구운 고기와 솥에 끓여져 나온 김치찌개를 기자들에게 나눠줬다. 이어 계란말이도 손수 만들었다.이날 기자단 초청 만찬은 취임 3년 차에 들어 언론계를 포함한 각계와 소통을 넓히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4·10 총선 참패 이후 소통 강화를 다짐했고,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첫 회담, 취임 2주년 대국민 기자회견 등을 했다.윤 대통령은 보름 전인 지난 9일 회견에서 "저부터 바뀌겠다"며 "앞으로 언론과 소통을 더 자주 하고 언론을 통해 국민께 설명하고 이해시켜 드리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발언에서도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데 미리 자주 할 것을, 미안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자주하겠다"고 했다. 만찬이 끝날 무렵에는 각 테이블을 돌며 참석자 전원과 인사했다. 여러 기자들이 이날과 같은 자리를 자주 마련하는 등 언론과 직접 소통을 확대해 달라고 하자 윤 대통령은 "또 만들겠다"고 답했다.이날 만찬에는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김주현 민정수석, 전광삼 시민사회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박상욱 과학기술수석 등 주요 참모진이 자리했다.곽선미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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