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정상화는 언제쯤…　 전국 의대 교수들이 주 1회 정기 휴진 논의와 오는 25일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사직을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24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어린이 환자 옆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윤성호 기자

■ ‘개혁특위’ 예정대로 내일 출범

“헌법적 책무”… 정책적 의지
6개부처·20명 민간위원 구성
비급여개선·진료체계 등 의제

의료계 “정부-의사 협의해야”
증원 유화책에도 참여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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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대한의사협회(의협) 등의 불참으로 ‘개문발차’하는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는 정부의 필수·지역의료 개선을 위한 의료개혁에 대한 강한 정책적 의지가 담겨있다. 우리나라 기초자치단체 226곳 중 40%인 98곳이 응급의료 취약지역인 만큼 지역의료 정상화는 헌법적 책무에 해당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의대 증원 문제 외에도 지역의료 살리기와 의료전달체계 정상화, 건강보험 체계 개편 등을 논의해 본격적인 의료개혁 2라운드가 가동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하지만 의사단체는 특위 위원 대다수가 의사들로 구성되지 않아 참여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고수하고 있어 출범 이후 의료계와의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위 및 의료개혁 추진단에 대한 대통령 훈령이 이날 관보에 게재됐다. 대통령 훈령은 이날부터 시행된다. 대통령 훈령은 정부의 의료개혁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의료개혁특위와 의료개혁 추진단 구성·운영에 관한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다. 의료개혁특위 기능, 구성, 위원 임기와 직무, 회의 절차 등이 포함됐다.

훈령에 따르면 위원회는 민간위원장과 6개 부처 정부위원, 20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된다. 정부위원은 기획재정부장관, 교육부 장관, 법무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복지부 장관, 금융위원장이다. 임기 1년인 위촉위원은 환자 등 의료 수요자 단체와 보건의료전문가 등이다. 의협 측은 “특위 위원 20명 중 14명은 의사들로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특위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의사단체는 의사 주도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의 양자협의체를 고집하고 있다.

의료개혁특위는 △보건의료 인력의 확보·교육·운영 체계 개선 △의료전달체계 개선 △보건의료 개혁 정책의 추진을 위한 건강보험 체계 개편 및 재정 투자 △건강보험 비급여 관리 및 실손의료보험 개선 △의료사고 관련 보상체계 개편 등에 대한 대통령 자문에 응해야 한다. 구체적인 안건으로는 의대 증원 외에도 건강보험 비급여 진료 통제, 미용의료 자격 개방, 개원의 면허 규제, 임상수련 의무화 등을 다룬다. 이들 안건은 국내 의료계의 보상 체계를 왜곡해 필수의료 붕괴를 촉발한 주범으로 꼽혀 개혁 최우선 과제다.

정부는 위원장에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을 임명했다. 의료개혁특위 첫 번째 회의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모처에서 열릴 예정이다.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가 출석해야 개최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다만 논의 안건에 대한 정책 결정권은 정부가 갖고 있다. 위원장은 필요한 경우 관계 기관, 공공단체, 민간전문가를 참석시켜 각계각층 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실무조직’인 의료개혁 추진단도 운영된다. 단장은 복지부 고위공무원이 맡는다. 복지부는 조만간 추진단을 구성하기 위한 후속 인사를 낼 예정이다.

한편, 대형 병원 전임의(펠로)의 복귀 움직임은 가시화되고 있다. ‘빅5’ 병원 한 교수는 “전공의들은 요지부동이지만 곧 현업에 나설 수 있는 전임의들 입장은 다르다”며 “다음 달 전임의 계약 기간을 계기로 전임의 70∼80%가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각 병원 의료공백은 상당 부분 메워질 것으로 보인다. 23일 기준 대형 병원 100곳의 전임의 계약률은 57.2%까지 올라왔다.

권도경·노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