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금융지주 1분기 순익 3조9815억
KB 실적 31% 줄어 가장 큰 타격

ELS배상 제외하면 높은 성장세
고금리에 순이자마진 개선될 듯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그룹이 이번 주 1분기 실적발표를 앞둔 가운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배상 영향으로 예년보다 순이익이 1조 원 가까이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ELS 충당금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고금리 기조 속 가계와 기업 대출 성장세를 이어가며 영업이익이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5일 KB금융지주를 시작으로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가 26일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4대 금융의 1분기 순이익을 3조9815억 원으로 내다봤다. 이는 전년 동기 4조9015억 원 대비 9200억 원(18.8%) 감소한 수치다.

4대 금융의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은 홍콩 ELS 손실 배상이 1분기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각 지주사의 이사회가 배상 계획을 확정하면 대규모 충당부채로 반영돼 그만큼 순이익이 줄게 된다. 지난달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차례로 배상금 지급을 시작했으며 KB국민은행도 배상 절차에 돌입했다.

홍콩 ELS 판매 잔액이 7조6695억 원으로 가장 많은 KB금융의 순이익 감소 폭이 가장 클 전망이다. KB금융 순이익 추정치는 1조200억 원으로 전년 동기(1조4976억 원) 대비 31.9%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 ELS 판매 잔액이 2조3701억 원인 신한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1조3880억 원) 대비 10.8% 줄어든 1조2377억 원으로 추정된다. 하나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90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7% 감소하고, 우리금융의 경우 순이익 81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홍콩 ELS 자율배상 등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주요 금융그룹의 영업이익 성장세가 좋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주요 은행들이 가계와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은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예상보다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데 이는 대환대출 인프라의 주택담보대출, 전세 확장과 이에 따른 수요 증가 영향”이라고 말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