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이 회담서 뭘 논의할까

배석자 없이 단독 회담 검토
홍철호·천준호 오늘 실무접촉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윤·이 회동’을 앞두고 양측의 배석자 없는 1대1 대화, 비공식 의제 포함 등의 여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양측의 신뢰관계를 형성하지 못한 상태로 시도하는 첫 회담인 만큼 대화 정례화 등의 소통 경로를 열어두는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대통령실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 대표로부터 민생 정책뿐 아니라 정치 현안과 내각 개편 등을 아우른 다양한 주제로 의견을 듣겠다는 방침이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지시에 따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이날 오후 천준호 민주당 당 대표 비서실장을 만나 사전 협의를 벌인다. 윤 대통령이 전날 홍 수석과 함께 5선 정치인 출신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3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으로 발탁하면서, 대통령실은 이 대표와의 회담 준비에 만전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으로서는 차기 국무총리 인선과 관련한 이 대표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국무총리 인선안은 국회의 ‘과반 출석·찬성’이라는 요건상 야당의 동의가 전제돼야 한다. 새 비서실장 임명 시점과 맞춰 한덕수 국무총리의 후임 후보자를 지명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만 우선 단행했다. 이 대표와의 회담 경과를 살펴가면서 개각 구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한 특별검사 수사에 대해서 1대1 회담에서 깊숙하게 생각을 주고받을지 여부도 시선이 모인다. 4·10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로 드러난 민의를 특검 수용으로 해석하는 민주당 요구가 커진 상황에서 이 대표는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며 특검을 의제에 포함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첫 영수회담을 하는 자리로 아직 양측 간에 신뢰관계가 쌓여 있지 않은 만큼 성과 도출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대통령실 한 관계자는 “정부·여당으로서는 야당과의 대화 채널은 확보해야 한다”며 “이번 회담에서 더 직접적이고 정기적인 소통 경로가 열린다면 그것대로 수확일 것”이라고 전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