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검찰 로고. 연합뉴스.

강도 행각을 계획했다 적발되자 형량을 줄이기 위애 우발적 소란으로 가장하는 등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조직폭력배의 범죄 수법이 진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최근 MZ세대 조폭들의 민생 침해 범죄가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엄정 대응 방침을 정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부장 최선경)는 경기 시흥시 일대를 배경으로 활동하는 모 폭력 조직 소속 20대 A 씨와 전 조직원 B 씨를 지난 2월 말과 3월 말 각각 강도상해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10일 아침 8시쯤 안마시술소를 찾아가 행패를 부리며 집기를 부수고 주인을 폭행하며 가게 금고나 피해자의 지갑을 뒤져 돈을 가로채려 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술을 마신 상태에서 아침에 가게를 찾았는데 영업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화가 나 난동을 부렸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해죄 및 재물손괴죄만 적용해 A 씨를 구속, B 씨는 불구속 송치했다.

해당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별 다른 이유 없이 안마시술소에서 술에 취해 행패를 부렸다는 A·B 씨의 진술에 의문을 가져 직접 수사에 나섰다. 그 결과, 이들은 범행 전 "일요일 아침은 토요일 영업을 마치고 난 뒤라 업장에 현금이 많다더라" 등 범죄를 논의했단 사실이 밝혀졌다. 또, B 씨가 구속 수감 중이던 A 씨를 찾아가 "강도 목적이 아니라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저지른 범행으로 하자"고 말을 맞췄단 것도 접견 기록을 통해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B 씨를 증거인멸 우려 등으로 추가로 구속해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다.

최근 20대 MZ 조폭들이 영세업자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폭력행사, 금품갈취, 위력행사와 업무 방해 등 다양한 민생범죄를 일으키고 있어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달 충북 청주시에서는 "조용해 달라"는 식당 주인의 부탁에 웃옷을 벗고 난동을 부린 MZ 조폭 3명이 재물손괴, 업무 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지난 2020년 서울 한 호텔에서 난동을 부린 일명 ‘수노아 파 사건’에서 체포된 이들 역시 주로 20대 MZ 조폭이 중심이었다.

사건을 수사한 김병기 검사(변호사 시험 8회)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고 대면 모임이 많아지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폭력 조직 범죄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다시금 기승을 부르고 있다"면서 "중소상인을 겁박하는 것을 넘어 대규모 피해자를 유발하는 코인 사기를 벌이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조직 폭력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