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홍준표(왼쪽) 대구시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대구시 제공, 뉴시스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2일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초청을 거절한 것과 관련 "갑자기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있는데 제가 봐도 좀 대단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각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만나는데 총선 당시 가장 애썼던 한 위원장을 왜 안 만나느냐에 대한 대처라는 분석이 있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연락하시면 될 텐데 비서실장, 원내대표 두 다리를 건너 하는 것도 좀 전격적이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9일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한 전 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에게 한동훈 비대위 전원과 오찬 회동을 제안했다. 다만 한 전 위원장이 건강을 이유로 만남을 미루면서 양측의 미묘한 긴장 관계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김 전 비대위원은 "나머지 비대위원들에게는 (회동에 대해) 전혀 연락이 없었다"면서 "이런 모임이 있다고 비대위원들에게 알려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지금 한 전 위원장이 백수 상태이지만 금요일날 전화해서 월요일 오찬을 정하기로 했다는 건 조금 저는 그 부분이 좀 이해가 안 된다"며 "정말 만나려 했다면 일주일 정도 말미를 주고 날짜 두 세 개 달라 한 다음 적절한 시기를 정해보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윤 대통령이 총선 직후 홍준표 대구시장을 먼저 만난 것에 대해 "한 전 위원장의 개인적인 성격, 이런 건 잘 모르지만 서운할 것 같다"면서 "회담을 마치고 나서 홍준표 시장의 발언들이 대단히 또 세다. 배신자다, 이런 게 나오는 말들이 있으니까 인간적인 서운함은 분명히 있을 것 같다. 한 전 위원장이 총선 과정에서 많이 소진돼 육체적으로 힘든 상태인 건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윤석열 대통령이 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오찬에 앞서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환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미지 크게보기 김경율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연합뉴스

홍 시장이 연일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는 것에는 "홍 시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다 한 전 위원장을 대권 경쟁 후보자로 보고 (비판)하고 있다고 해석한다"며 "정치하는 데 있어서 공공선이라는 것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본인의 일신상의 안위와 권력을 위해 나아가시는 분"이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출마할지 여부에 관해서는 "아직도 언론상에 한 전 위원장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적어도 저는 당대표 선거에는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출마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번 총선 패배의 의미를 좀 곱씹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그를 위해서 당이, 국민의힘이 어떤 식으로 탈바꿈해야 되는지에 대한 깊은 천착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곽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