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 중동 확전 저지 분주

EU, 긴급회의서 추가제재 논의
수낵, 네타냐후 통화서 자제 요청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습을 가한 이란에 대해 며칠 내 신규 제재를 부과하기로 하고, 유럽연합(EU)도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이란에 보복 의지를 밝힌 이스라엘을 달래 추가 확전을 막으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 성명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을 포함한 동맹과 파트너들, 그리고 의회 양당 지도부와 포괄적인 대응을 조율하고 있다”며 “새 제재는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프로그램, 이란혁명수비대와 국방부를 겨냥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동맹과 파트너들이 곧 자체 제재로 뒤따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총회 계기 기자회견에서 “나는 수일 안에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들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옐런 장관은 그동안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점을 들며 원유 관련 제재를 검토할 의향을 시사했다.

EU는 이날 27개 회원국 외교장관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 논의에 착수했다.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회원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공격과 관련, 기존의 대이란 제재를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EU는 이란에 대해 무역 제한, 여행 금지,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하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를 직접 달래는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통화를 하고 “심각한 갈등 확대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으며 중동 내 불안만 심화할 것”이라면서 “침착함이 우세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유엔 정회원국을 요청한 팔레스타인의 가입 조건에 대한 논의에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에 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