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보장 광고 투자피해 속출
대행사 처벌 ‘법적 공백’ 지적

‘지하철역 신설’ ‘완공 후 수익률 보장’ 등 분양대행사의 허위·과장 광고로 피해가 속출함에도 사기죄 등으로 처벌이 어려워 법적 공백이 있다는 변호사 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15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변호사 모임인 새로운 미래를 위한 청년변호사 모임(새변)에 따르면 대기업 임원 A 씨는 지난 2022년 5월 은퇴 후 노후 대비를 위해 분양대행사 사무실을 방문해 “분양상가 근처에 곧 지하철역과 기반시설이 생기고, 월세로 고수익이 보장된다”는 직원 말을 듣고 10억여 원에 상가 분양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지하철역이 생긴다는 말은 거짓이었고, 직원이 말한 중도금 무이자 대출도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11월 은퇴를 준비하던 B 씨가 서울 도봉구 창동 민자역사 상가 분양 대행 광고에 실린 ‘2024년 하반기 완공 시부터 임대수익 연 5%, 5년간 보장’이라는 설명을 믿고 7억8000만 원에 상가 계약을 했다가 2026년으로 완공 시기가 미뤄진 사례도 새변에 접수됐다. B 씨는 시행사에 항의했지만, 시행사는 분양대행사가 만든 광고에 책임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 같은 분양대행사의 허위·과장 광고는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피해자의 재산을 가로채거나 불법적 이익을 취한 것으로 판단되지 않아 사기죄 처벌이 쉽지 않다. 허위·과장 광고로 분양을 유인한 경우 형량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 벌금 수준에 그친다. 분양대행 수수료가 통상 1000만∼3000만 원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처벌 수준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변 공동대표 송지은 변호사(법무법인 중현)는 “‘솜방망이’ 처벌로 분양대행사의 허위 설명과 과장 광고는 기승을 부리고 그 손해는 개인에게 돌아간다”며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 상가, 지식산업센터를 분양하는 분양대행사에 대한 책임과 자격을 규율해 피해 사례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웅 기자 leeh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