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부산의 영도고가교 모습.

불연 소재 강화유리로 교체하고 폴리카보네이트로 다 바꿔
피난계단, 사다리 설치…화재 재난 시 운전자 신속 대피 도와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의 방음터널 4곳의 방음재가 전국 최초로 방재 성능을 개선한 안전소재로 전면 교체됐다. 제2경인고속도로 화재 때 ‘불쏘시개’ 역할을 했던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을 강화유리·폴리카보네이트(PC)로 다 바꿨다.

시는 최근 지역 내 방음터널 4곳의 가연성 방음재를 화재 안전성이 높은 소재로 교체했다고 8일 밝혔다. 기존 방음터널은 불이 붙기 쉬운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방음재로 이뤄져 있었다. PMMA 소재 방음판은 불쏘시개로 불릴 정도로 화재에 취약하다. 2022년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때 6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던 것도 이 방음판이 화재를 키웠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불이 순식간에 PMMA 방열판을 타고 번지면서 5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쳤다. 지난해 1월과 3월 대구와 광주에서도 비슷한 화재가 일어났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2월 전국 방음터널 66곳의 PMMA 방음재를 교체하는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전국 지자제가 방음터널의 방음재 교체를 시작했는데, 부산시가 전국 최초로 교체 작업을 마무리했다.

부산에서는 영도·화명고가교 일부와 장전·와석지하차도 진·출입부 4곳의 1.1km가 가연성 소재인 PMMA로 이뤄져 교체 대상이었다. 시 측은 방음벽의 형상·선형에 따라 △영도·화명고가교 PMMA는 불연소재인 강화유리로 교체하고 △와석·장전지하차도 PMMA는 난연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PC)로 바꿨다. PC는 인화점이 450도로 PMMA(300도)보다 높아 화재 확산 규모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 관계자는 "규정에 따라 길이 250m를 초과하는 영도·화명고가교 등에 피난계단·사다리를 설치하고 화재 등 재난 시 운전자가 신속·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게 조치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