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공시기준부터 바로 세워야”

정부가 밸류업 기업에 대해 ‘주기적 감사인 지정’ 면제 등 추가 인센티브 방안을 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정책 유인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계속해 당근책만 제시하기보다는 상장사의 ‘곳간’ 사정에 따라 배당 또는 경영 투자 확대를 결정해 근본적인 펀더멘털 개선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기준 제시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일 기업 밸류업 회계·배당부문 간담회를 통해 감사 관련 지배구조 우수기업에 대한 감사인 지정 면제 등 추가 밸류업 인센티브 방안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이런 ‘회계적 인센티브’가 상장사 전반의 정책 참여를 유인할 파급력은 미미할 것이라며 정책 효과를 낮게 전망했다. 상장사협의회 관계자는 “지정감사 비용 또는 감사인 면제에 따라 경영 활동에 상충하는 의견 비중 감소 등 편익이 증가하겠지만, 효용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도 “관련 제도 개편이 이미 있었기에 최근에는 주요 관심사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귀띔했다.

정부가 상속세 제도 개편을 약속한 것도 미지근한 반응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0일 “상속세를 신경 쓰느라 혁신은커녕 기업 밸류업 등에 나설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언급한 바 있다. 이정환 한양대 교수는 “세금은 밸류업에 있어 가장 큰 인센티브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상장사들의 이목은 추가 인센티브보다는 이르면 이달 말 발표될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에 집중돼 있다. 이 기준은 기업 밸류업을 위한 △현황진단 △목표설정 △계획수립 △이행평가·소통 등이 담기는 동시에 향후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가입 기준으로도 활용돼 추가 인센티브보다는 공시 기준을 바로 세우는 게 우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