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이승륜 기자 lsr231106@munhwa.com

부산에서 인구 감소로 문을 닫은 어린이집이나 버려진 주택이 새롭게 고쳐져 청년이 먹고 자면서 창업을 꿈꾸는 공간으로 재탄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 청년이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 부산시가 창업·주거 복합 공간을 마련한 것인데 주변 낙후지역의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부산시는 도심형 청년 창업·주거 복합공간인 ‘부산창업가꿈’ 5호점 대상지로 해운대구 반송동 옛 세나 어린이집 건물을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세나 어린이집은 1996년 해운대구 소유 부지에 3층 건물로 지어진 뒤 국공립 어린이집으로 인가받아 운영됐지만 학령 인구가 줄면서 지난달 문을 닫았다. 이에 시는 이 어린이집을 리모델링 해 오는 12월부터 주거용 8호실과 창업용 14호실을 갖춘 복합 공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시는 지역 청년의 창업을 돕기 위해 2022년부터 부산창업가꿈을 조성해왔다. 지난해 6월 사상구 동서대와 연제구 부산경상대에 각각 1호점과 2호점 문을 열었고 부산진구 동의대와 동구 폐공가에도 관련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호점별로 제조·웹툰·문화관광·정보통신·인공지능(AI) 등으로 창업 영역을 특화할 방침이다. 입주 기업은 운영회사와 1년 단위 계약을 맺은 뒤 한 달에 4만∼25만 원의 비용을 내고 업무·주거 공간을 얻을 수 있다. 또 4만 원만 내고 일주일 단위로 빌릴 수 있는 숙박실을 1곳 이상 운영해 업무와 휴가를 병행하는 워케이션(일+휴가)도 가능하도록 했다.

동구의 사회적기업이 버려진 주택 6채를 리모델링해 관광문화 창업 공간으로 조성 중인 ‘이바구 플랫폼’은 숙박실을 3곳까지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개소한 동서대 창업공간에선 상주 매니저가 청년 창업가에게 투자자 연결, 특허 출원 지원, 판로 개척 등의 도움을 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브로코스, 후아 등 입주 기업이 낸 특허만 3건, 시제품을 낸 곳도 3곳이나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