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뎅기열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 요원들이 방역작업에 나서고 있는 모습. AP 연합뉴스

미주 지역에서 뎅기열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브라질,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등 남미 대륙에서 환자가 속출해 올해 연간 감염자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보건기구(WHO) 미주 본부인 범미보건기구(PAHO)는 28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캐나다를 제외한 사실상 모든 미주 지역에서 4가지 뎅기열 유형(혈청형)이 모두 관찰된다"며 "일부 국가에서는 복수의 혈청형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PAHO에 따르면 미국을 포함해 현재까지 집계된 올해 미주 대륙 내 뎅기열 감염자 수는 357만8414명이며, 사망자는 1039명으로 파악됐다. PAHO는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시점에 보고된 감염 사례 규모의 3배에 이른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역대 최대 감염자 수는 지난해 456만9464건인데, PAHO는 올해 감염자 수가 이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뎅기열 감염은 브라질·아르헨티나·파라과이 등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올해에만 296만6339명(전체 인구 1.4%)의 뎅기열 감염 사례가 보고됐고, 사망자는 758명이다. 이 수치는 브라질 보건부에서 뎅기열 감염자 수를 기록하기 시작한 2000년 이래로 가장 많은 수치다. 파라과이의 경우엔 전체 인구 3%에 육박하는 19만1923명이 뎅기열에 감염됐다.

한편 남미 현지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 사이 남반구 여름에 내린 집중호우와 엘니뇨에 따른 고온 현상으로 뎅기열 감염 매개체인 모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브라질 연방 정부는 각 주 정부와 함께 주택가 고인 물을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가정 방문 활동을 강화하는 등 뎅기열 확산세 제어를 위해 나선 상태라고 밝혔다. 다른 중남미 국가들 역시 ‘뎅기열과의 싸움’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