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테크 AI 주도권 경쟁 격화

오픈AI 출신이 만든 앤스로픽에
아마존 추가투자… 총 40억달러
이사회 참여 않고 기술협력 중점
테슬라 ‘그록’ 사용자 확대 분주

인공지능(AI)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빅테크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아마존은 AI스타트업 앤스로픽에 사상 최대 자금을 투자하며 오픈AI 대항마 키우기에 나섰고 테슬라는 자체적으로 만든 AI 챗봇 이용 대상을 늘리며 AI 시장 점유율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마존은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27억5000만 달러(약 3조7180억 원)를 추가 투자한다고 27일 밝혔다. 지난해 9월 1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은 것으로, 이로써 앤스로픽에 대한 투자금은 총 40억 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CNBC는 아마존의 이번 투자가 “아마존 30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부투자”라며 “AI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은 이번 투자로 앤스로픽의 지분 일부를 소유하게 되지만, 이사회에는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경영권 대신 기술 협력에 중점을 두기 위해서다.

앤스로픽은 오픈AI 출신 개발진이 2021년 창업한 회사로, 오픈AI가 개발한 생성형 AI 챗GPT와 맞먹는 성능의 ‘클로드’를 개발했다. 지난 4일에는 학부 수준의 지식과 대학원 수준의 추론, 기초 수학 등 능력에서 GPT-4를 능가하는 ‘클로드3’를 공개해 주목받았다. 이 회사에는 아마존 외에 구글도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는 ‘그록’의 사용자 수 확대를 꾀하고 있다. 그록은 오픈AI에 대항하기 위해 머스크 CEO가 자회사 xAI를 통해 지난해 12월 개발한 생성형 AI 챗봇이다. 머스크 CEO는 이날 X에 “이번 주 후반 모든 X의 프리미엄 가입자들이 그록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월 16달러인 프리미엄 플러스 요금제 가입자만 이 서비스를 쓸 수 있는데 이를 한 단계 낮은 프리미엄 가입자에게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프리미엄 가입자는 약 64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빅테크 간 AI 주도권 경쟁은 인재 확보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AI 붐’ 여파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AI 전문 인력 쟁탈전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AI 분야에 경력을 지닌 전문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고 100만 달러에 달하는 연봉 패키지나 주식 보상을 약속하는 것은 물론 팀 인력 전체를 영입하는 일도 불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업계 관행을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우려도 적지 않다고 WSJ는 전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