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은정 후보 배우자인 이종근 변호사의 법무법인 ‘계단’ 홈페이지.

검사장 출신 남편 변호사 개업해
코인 등 사기사건 전문으로 수임

박은정 ‘월 15건꼴 수임’ 해명에
법조계 “브로커 없이는 불가능”

‘4·10 국회의원 총선거’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등록한 박은정 후보의 재산이 10개월 새 41억 원이 늘어나 논란이 된 가운데 배우자인 이종근 변호사(전 대검찰청 형사부장·검사장)가 주로 다단계 유사수신 및 가상화폐 피의자를 변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후보는 본인 명의 10억4800만 원, 배우자 명의 39억1600만 원 등 모두 49억8200만 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 변호사가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서 퇴직하면서 지난해 5월 신고한 재산 8억7500만 원보다 41억 원가량 증가한 것이다. 두 사람의 예금만 36억여 원 늘었다.

이 변호사가 변호사로 개업하면서 재산이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에 법무법인 ‘계단’을 설립했다. 다단계 사건 전문가라는 것을 의미하는 작명이었다고 한다. 이 변호사가 법무법인 홈페이지와 블로그 등에 게시한 11건의 해결 사례는 다단계 사건 유사수신 계열사 구속영장 기각, 가상화폐 해킹 사건 피고소인 불송치 결정 등의 사례가 나와 있다. 검사 출신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다단계 등 사기범들의 경우 수임료를 많이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다단계 사기 사건 휴스템코리아와 아도인터내셔널 관계자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에서는 다단계 사기범을 수사하고,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당시 가상화폐 거래 규제를 했던 이 변호사가 관련 피의자들 변호를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변호사는 대검이 인증한 다단계·유사수신 분야 ‘블랙벨트(1급 공인전문검사)’였다.

박 후보는 “배우자는 약 160건을 수임했고 5월 세금을 납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변호사가 납부할 세금은 10억여 원 정도라고 한다. 또 다른 변호사는 “한 달에 형사 사건 15건 수임은 브로커가 없으면 불가능한 숫자”라고 말했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