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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核 변화로 1초 빼야 했지만
극지방 얼음 녹아 자전속도 늦춰
첫 ‘마이너스 윤초’ 2029년으로

워싱턴 = 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로 극지방 얼음이 녹으면서 시간을 결정하는 지구 자전 속도까지 변화시켜 가뜩이나 불규칙한 지구 시간이 더 요동치고 있다. 지구 내부 핵 변화로 자전 속도가 빨라져 2026년에 사상 최초로 1초를 빼야 하는 상황(마이너스 윤초)이었다. 하지만 기후변화가 자전 속도를 늦춰 적용 시기가 2029년으로 3년가량 늦춰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스크립스 해양학연구소의 지구물리학자 던컨 애그뉴는 27일(현지시간) 네이처지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기후변화로 그린란드·남극 대륙을 덮고 있던 수 ㎞ 두께 얼음이 녹으면서 지구 자전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 밝혔다. 녹은 얼음이 해양으로 흘러간 뒤 적도로 이동해 적도 팽창을 가속하고 극지방에서는 얼음에 눌려 있던 땅이 솟으면서 지구가 더 구형으로 변해 지구 자전이 늦어진다는 설명이다.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팔을 머리 위로 높이 든 채 회전하다 어깨 쪽으로 내리면 회전속도가 느려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애그뉴는 “인간이 지구 자전에 변화를 일으켰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보다 정확한 시간 측정을 위해 원자시계를 세계표준시(UTC)에 사용하는데 불규칙한 지구 자전 속도 때문에 실제 자전하는 시간과 차이가 커지면 윤초를 추가해 보조를 맞추고 있다.

애그뉴는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2026년 말에는 처음으로 1초를 빼야 했지만 예상보다 빠른 지구온난화로 2029년까지는 그럴 필요가 없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기본적으로 불규칙하고 불확실성이 큰 지구 자전에 인류가 만든 기후변화 요소까지 더해지면서 시간을 결정하는 일이 한층 더 복잡해졌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