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플랫폼 ‘쿠다’ 대체재 마련

미국 인텔과 네이버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나설 전망이다. AI 반도체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대한 대항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양 사는 이르면 다음 달 이 같은 내용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클라우드 측은 “인텔과 다양한 협업안을 모색 중”이라며 “하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엔비디아가 2006년 선보인 AI 개발 플랫폼 ‘쿠다’(CUDA)의 대체재 자리를 노릴 것으로 알려졌다. 쿠다는 챗GPT나 라마(LLaMA) 등 생성형 AI를 훈련하는 도구(프레임워크) 대부분을 개발하는 데 활용됐다.

네이버는 AI 학습·추론을 위해 엔비디아 생태계를 주로 이용했지만, 비싼 가격과 제한된 물량에 한계를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전날 자사 주주총회에서 “AI 시대가 되면서 칩 비용이 가장 큰 고민”이라 말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주력 칩 ‘H100’은 개당 가격이 4만 달러(약 5400만 원)에 달한다. 주문하고 11개월 이상 기다려야 이를 받을 수 있다.

이에 양 사는 인텔의 AI 가속기 ‘가우디’ 칩(하드웨어)을 기반으로 별도의 개발 플랫폼까지 구축, 네이버의 클로바·페이 등 AI 서비스를 구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이버는 이미 지난해 자사 서비스에 쓰이는 AI 추론용 칩을 기존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에서 인텔 중앙처리장치(CPU)로 바꿨다. 인텔은 지난해 9월 퀄컴, 구글과 함께 반(反)엔비디아 컨소시엄인 ‘UXL재단’을 형성, 쿠다 플랫폼에 대항하는 오픈 소프트웨어 구축에 나섰다. 인텔코리아 측은 “UXL 설립 멤버는 인텔, 암(Arm), 후지쯔, 구글, 이매지네이션 테크놀로지, 퀄컴”이라고 말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