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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10문10답

‘생성형 AI 뇌’ 만드는 반도체 제국… ‘괴물칩’ 블랙웰로 독주 가속

이승주 기자 외 3명
이승주 기자 외 3명
  • 입력 2024-03-26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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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이달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GTC 2024’에서 새 인공지능(AI) 반도체 블랙웰을 소개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 10문10답 - 엔비디아

1993년 설립 GPU 용어 첫사용
딥러닝 모델 계기… AI시장 주도

블랙웰, 파라미터 10조개 지원
거대언어모델서 성능 최대 30배

젠슨황 “5년내 AGI 시대 올것”
삼성·SK HBM 기술에도 극찬

빅테크, 의존도 낮추기 합종연횡
오픈AI 자체 반도체에 7조 투자


1993년 창업해 컴퓨터 주변 기기나 비디오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제조하던 미국 엔비디아가 인공지능(AI) 시대에 황제 기업으로 떠올랐다. AI 반도체의 두뇌 역할을 하는 엔비디아의 AI 가속기 제품은 부르는 게 값이다. 독보적인 AI 반도체 기술력으로 1년 전 불과 250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는 이제 900달러를 넘어 100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탈(脫)엔비디아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AI 반도체 개발을 위해 최대 7조 달러(약 9320억 원)의 투자금을 모으겠다고 선언하는 등 전 세계 기업의 부러움과 질시, 그리고 존경까지 한몸에 받고 있다. 엔비디아의 사명이 부러움(envy)의 뜻을 가진 라틴어 ‘invidia’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창업 30여 년 만에 실제로 그렇게 된 셈이다. 엔비디아와 AI 반도체에 대한 궁금증을 10문 10답을 통해 알아본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FP 연합뉴스



1. 엔비디아, 왜 주목받나

오픈AI의 챗GPT 출현 이후 AI 시대가 도래하며 AI 반도체 최강자 엔비디아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인간과 유사하거나 인간을 능가하는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5년 내 도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엔비디아가 AI 시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챗GPT 등 생성형 AI가 엔비디아의 GPU를 통해 학습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2006년 누적 100억 달러(13조 원)를 투자해 개발한 GPU용 병렬 프로그래밍 언어 쿠다(CUDA)를 무료로 공개했다. 쿠다는 엔비디아 이외의 그래픽 카드에서 동작하지 않지만, 쿠다가 AI 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게 된 건 딥러닝 모델을 구동할 수 있는 인공신경망의 일종인 딥뉴럴네트워크(DNN) 라이브러리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 엔비디아는 어떤 기업

엔비디아는 젠슨 황 CEO가 서른이 되던 1993년 커티스 프림, 크리스 말라초프스키와 공동 설립한 기업이다. 주업은 그래픽 카드 개발이었다. 1995년 처음 내놓은 그래픽 카드 NV1은 대규모 환불 사태까지 겪으며 실패했다. 하지만 2년 후인 1997년 내놓은 두 번째 그래픽 칩인 ‘NV3’가 3D 게임 시장 급성장과 함께 주목을 받으면서 엔비디아는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1999년 ‘지포스 256’을 출시했고 이때 처음으로 GPU란 용어를 쓰며 업계를 선도하기 시작했다. 2010년 중앙처리장치(CPU)를 대신해 모든 연산 및 처리를 하는 GPU의 범용 연산인 GPGPU를 선보이며 칩 생태계를 확장했다.

3. 젠슨 황의 경영철학은

황 CEO는 “우리는 언제라도 30일 안에 폐업 당할 수 있다”는 말을 하며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기술 혁신은 우수 인재에서 비롯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엔비디아 전체 직원 2만6000여 명 중 75%에 해당하는 2만여 명이 연구·개발(R&D) 인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파산 위기에 처했을 때는 본인의 연봉을 1달러로 삭감해 아낀 돈으로 인재를 영입한 이야기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황 CEO는 지난해 5월 국립대만대 졸업식에 참석해 “먹잇감을 찾아 뛰는 동시에 먹잇감이 되지 않도록 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내가 PC와 칩 혁명에 참여했던 것처럼, AI 혁명에 참여해 기회를 잡으라”고 강조했다.

4. 젠슨 황의 재산은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이에 엔비디아 지분 3.51%를 보유한 황 CEO는 단번에 세계 20위 안에 드는 부호가 됐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24일 기준)에 따르면 황 CEO의 순 자산은 총 830억 달러(100조725억 원)로 세계 17번째 부자로 랭크됐다. 황 CEO는 주식뿐 아니라 ‘부동산’ 부자로도 유명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황 CEO가 1980년대 후반부터 부동산에만 약 5500만 달러를 지출해 고급 주택 여러 채를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황 CEO 부부는 2003년 로스앤젤레스 앨토스 힐스 내 한적한 지역의 고급 주택을 690만 달러에 매입했다.

5. 차세대 AI 반도체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이달 열린 연례 개발자회의 ‘GTC 2024’를 통해 AI 반도체 ‘블랙웰’을 공개했다. 블랙웰은 전 세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대만 TSMC의 4㎚(나노미터·10억 분의 1m) 공정을 통해 올 연말부터 생산될 예정이다. 블랙웰은 최대 10조 개의 파라미터(매개변수·인간 두뇌의 시냅스에 비견) 훈련과 학습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는 블랙웰 72개와 자체 CPU 36개를 결합한 ‘GB200 NVL72’라는 컴퓨팅 유닛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럴 경우 거대언어모델(LLM)에서 기존 H100 대비 최대 30배의 성능 향상을 제공하며, 비용과 에너지 소비는 최대 2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엔비디아는 올해 말 구글·메타·MS·오픈AI·오라클·테슬라 등에 공급을 예고하며 지난해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한 아성을 더욱 높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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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H100과 차이

블랙웰은 엔비디아가 2년 전 출시한 호퍼 아키텍처의 후속 기술이다. 블랙웰이란 이름은 게임 이론과 통계학을 전공한 수학자이자 흑인으로는 최초로 미국국립과학원에 입회한 데이비드 헤롤드 블랙웰을 기리기 위해 붙여졌다. 현존하는 최강 AI 칩으로 평가받는 엔비디아 H100보다 2배 이상으로 강력한 성능을 구현한다. 황 CEO는 “기존 H100의 2.5배인 2080억 개 트랜지스터가 장착됐다”면서 “현재 기술로는 이 많은 트랜지스터를 넣을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두 개의 칩을 연결해 하나인 것처럼 원활하게 작동하는 플랫폼 전략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블랙웰은 H100에 비해 전력 소모가 적은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H100은 최대 700W의 전력을 소비하는 반면, B200은 최대 500W의 전력으로 구동된다. 블랙웰의 가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외신 및 전문가들은 칩 하나당 가격이 5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H100은 칩당 2만5000달러에서 4만 달러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7. 젠슨 황이 극찬한 HBM3E

황 CEO는 지난 18일(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4’ 중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우리 메모리 반도체 제조 기술을 극찬했다.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단한 기업들이다. AI가 성장할수록 우리와 함께 성장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 CEO는 또한 “자기 고향에 있는 기술은 당연히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의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단순한 메모리가 아니며 기적과 같은 기술인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CEO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HBM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HBM에 대해 “아직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확인했다. 앞서 19일 SK하이닉스는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해 이달 말 엔비디아에 납품한다고 밝혔다. 황 CEO가 삼성전자의 HBM3E에 대해서도 성능을 검증 중이라고 밝힌 만큼 향후 공급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8. 반(反)엔비디아 전선

생성형 AI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반도체 팹리스 절대 강자 엔비디아를 견제하며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 역시 치열하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 AMD는 지난해 12월 엔비디아 제품 H100의 대항마로 AI칩인 데이터센터용 GPU ‘MI300’을 출시, 주요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AMD는 메타와 MS 등 주요 빅테크와 계약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후방 기업인 오픈AI가 반도체 생태계 구축을 위해 7조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것도 현재 엔비디아가 부르는 게 AI 반도체 값인 상황에서 엔비디아 독주의 생태계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고민 때문이다.

9. 5년 내 온다는 AGI 시대란

황 CEO는 블랙웰을 공개하며 인간과 같은 수준의 AGI가 “5년 이내에 등장할 것”이라며 AI를 넘어 AGI 시대의 조기 도래를 예고했다. 그는 “이 용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면서도 “소프트웨어가 수학이나 읽기·독해력·논리·의학 시험 등에서 5년 안에 인간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 CEO는 “AI의 다음 물결은 물리적 세계에 대해 학습하는 AI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로봇이 로봇이 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세계를 디지털로 표현하는 시뮬레이션 엔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는 이 가상 세계를 옴니버스라고 부른다”고 강조했다. 그는 GTC 2024에서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범용 기반 모델인 프로젝트 ‘GR00T’도 깜짝 공개하며 엔비디아가 로봇 공학과 구현형 AI 분야의 혁신을 주도하는 작업을 더욱 발전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연례 개발자 행사 ‘GTC 2024’ 키노트 발표에서 제시한 인공지능(AI) 로봇 이미지. AFP 연합뉴스



10. 세계 증시 흔드는 엔비디아 파워

올해 들어 AI 관련 반도체 종목들이 주요국 증시의 상승을 견인하면서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하는 시각도 커졌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신형칩 공개로 제기됐던 ‘AI 거품론’도 가라앉은 분위기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달 4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만 선을 돌파한 데 이어 여전히 상승세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 대한 투자 수요가 높다. 유럽 증시도 랠리 중인 가운데,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유럽 증시 시가총액 3위에 오르는 등 반도체 관련 종목들이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코스피도 뒤늦게 AI 훈풍을 맞았다. 변곡점으로 여겨졌던 2700선을 최근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22일 장중 한때 7만9900원까지 올라 27개월 만에 ‘8만 전자’ 진입을 시도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들어 19.7% 상승해 주당 17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승주·황혜진·이예린·신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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