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일, 공탁금 기한·재판개시 결정

뉴욕검찰, 은행계좌 등 압류준비
트럼프 “절대 굴복 않을것” 반발

자료검토로 연기된 성추문 재판
檢“내달 15일 개시”… 결정 촉각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5일 자산 부풀리기 사건 항소를 위한 4억6390만 달러(약 6233억 원) 공탁금 납부 마감시한과 성추문 입막음 형사재판 개시일 결정 등이 겹치면서 ‘운명의 날’을 맞게 됐다. 자산압류 위기 속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트럼프타워는 내 것”이라며 반발하는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서로를 ‘쪽박 도널드’(Broke Don)·‘부패한 조’(Crooked Joe)라고 조롱하며 최악의 막장 대선을 예고했다.

24일 뉴욕타임스(NYT)·CNN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산 부풀리기 혐의와 관련해 벌금 4억5400만 달러를 내라고 판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소했지만 항소심 진행을 위해서는 25일까지 벌금 액수만큼의 공탁금을 맡겨야 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두 아들이 받은 벌금 액수와 판결 이후 발생 이자 등을 더하면 현재 벌금은 4억6390만 달러로 늘어난 상황이다. 뉴욕검찰은 이날까지 공탁금을 내지 못할 상황을 대비해 자산 압류를 준비 중이다. 먼저 압류가 쉬운 은행 계좌 압류에 집중할 전망이다. 현금이 부족하면 뉴욕 시내 건물·골프장 등 부동산과 전용기 등 동산 압류로 이어질 수 있는데 경매공고 등 매각 절차를 밟아야 해 최소 63일 이상 시일이 걸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4일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트럼프타워는 내 것이다! 절대 내 재산을 압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같은 날 뉴욕 맨해튼형사법원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재판 개시일도 결정된다. 당초 이날 시작 예정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은 검찰 측 추가 자료 제출로 4월 15일 이후로 미뤄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재판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맨해튼지검은 다음 달 15일 재판 개시를 요청한 상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법) 14주년을 맞은 23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등과 함께한 동영상을 공개하고 “트럼프가 11월에 승리하면 미국인 수백만 명이 건강보험을 잃을 수 있다”며 사회보장 문제를 대선 쟁점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간 상호비방도 과열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선거캠프는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쪽박 트럼프는 지하실에 있다. 범죄자들과 음모 이론가들이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고 조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부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부패한 조”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변해 ‘대선 사기’ 주장을 펼치고 주류 언론을 공격했던 로나 맥대니얼 전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의장이 NBC뉴스 정치분석가로 채용되면서 NBC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