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충남 중동 소비재 무역사절단’ 행사에서 코트라 해외지사화사업 참가기업인 리베코스 관계자들이 현지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다. 코트라 제공

■ 수출 7000억 달러 시대 연다 - (上) 코트라 ‘해외지사화사업’

시장조사·홍보 등 폭넓게 지원
케냐 진출 모색하던 드론 업체
코트라가 나선 뒤 첫 수출 성과

7차례 걸쳐 기업선정 뒤 서비스
“참가 기업들 실적 점점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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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제품 운반용 드론을 만드는 나르마는 사업 확장을 위해 신규 시장을 알아보던 중 케냐가 아프리카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점에 착안해 판로 개척을 시도했다. 이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크로아티아 등에 샘플 수출 경험이 있던 나르마는 기존 거래선을 활용해 케냐 드론시장을 공략했지만 현지 기관과의 소통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케냐에 드론 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서는 데모비행이 필수인데, 이를 주관하는 기관과 접촉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같은 시기에 상용기술 개발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 중이었던 나르마는 사업 운영에 지장이 생기자 돌파구 마련을 위해 코트라 해외지사화사업에 손을 내밀었다. 나르마의 상황을 파악한 코트라는 곧바로 현지 데모비행 주관 부서와 수차례 면담을 진행했고, 나르마와 보건부 간 기술제휴 업무협약(MOU)을 이끌어냈다. 이를 계기로 데모비행에 성공한 나르마는 지난해 3595달러(약 480만 원) 규모의 첫 수출 물꼬를 텄고, 한국형 의료용품 후송용 드론을 케냐에 납품할 수 있는 공식 자격도 곧 획득할 예정이다. 권기정 나르마 대표는 “코트라 해외지사화사업의 도움이 없었다면 자칫 회사가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었다”며 “케냐는 주요 도로 중 48%가 흙길, 36%가 자갈길일 만큼 도로 인프라가 열악해 드론운송이 가능해지면 향후 의약품 배송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려운 글로벌 여건 속에서도 지난해 10월 수출 플러스 전환과 무역수지 흑자 달성을 동시에 이뤄낸 한국 경제가 올해 비상(飛上)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코트라는 올해를 역대 최대인 ‘수출 7000억 달러’ 달성의 원년으로 만들기 위해 중소·중견기업 밀착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5일 산업부와 코트라에 따르면 해외지사화사업 참여 기업 수는 지난 2019년 3584개 사에서 지난해 4003개 사로 11.7%(419개 사) 늘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수출액은 24억1400만 달러(3조2200억 원)에서 49억4500만 달러(6조5900억 원)로 104.9% 증가했다.

2000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해외지사화사업은 코트라의 대표 중소·중견기업 지원책이다. 해외에 지사를 설치할 여력이 없는 중소·중견기업이 전 세계 코트라 해외무역관을 마치 현지 지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을 한다. 현재 코트라 80개국, 125개 무역관이 해외지사화사업을 수행 중이다. 해외지사화사업 이용을 신청하는 기업에는 진입-발전-확장 단계에 따라 마케팅·기초 시장 조사·잠재 바이어 조사·시판매·전시회 참가·물류통관 자문·출장·거래선 관리·브랜드 홍보·현지 법인 설립·기술 수출·현지 투자 등을 폭넓게 지원한다. 또 기업 수요에 따라 일반지사화, 광역지사화, 프리미엄 지사화 등 지원 기간·지역·내용을 다양화하고 있다. 해외지사화사업 관련 일정은 연중 진행되며 총 7차례에 걸쳐 기업을 선정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해외지사화사업에 참가한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에 앞장서는 코트라 대표 사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설명했다.

해외지사화사업은 우리 중소·중견기업의 판로 개척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며, 궁극적으로 한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해 기준 해외지사화사업에 참가한 기업들의 지역별 분포를 보면 동남아·대양주(비중 19%), 유럽(15%), 중국, 북미(이상 13%), 중남미(10%), 일본, 중동(이상 8%), 독립국가연합(CIS·6%), 서남아(5%), 아프리카(3%) 등으로 고르게 진출해 있다.

의료기기 사업을 하고 있는 강진희 씨엔브이텍 대표는 “세계 최초로 휴대형 안압계를 개발한 기술력이 있음에도 직원이 5명뿐인 소기업이라 해외 정보를 취득할 여력이 없었다”며 “코트라 해외지사화사업을 통해 까다로운 호주 식약처(TGA) 인증 획득과 수출에 성공했고, 현재 핀란드 시장 개척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근홍 기자 lk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