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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유기농 찹쌀과 맵쌀로 자연발효
감미료 전혀 넣지 않아 숙취 걱정없어
물 섞지않아 원액 가까워 걸죽한 목넘김

해남 = 김대우 기자 ksh430@munhwa.com

요구르트 같은 걸쭉한 목 넘김과 높은 도수로 국내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을 평정한 술이 있다. 국토 최남단 땅끝마을이 있는 전남 해남 해창주조장에서 빚는 해창막걸리(사진)다. 해창은 지명이다. 주조장이 해남군 화산면 해창리 1번지에 있다. 해창막걸리는 알코올 도수 9도·12도·15도·18도 등 4종류가 출시된다. 5∼6도인 일반 막걸리에 비해 알코올 도수가 상당히 높다. 물을 섞지 않아 원액에 가까워 질감이 걸쭉하다.

22일 해창주조장에 따르면 해창막걸리는 해남 땅에서 나는 100% 유기농 찹쌀과 멥쌀을 자연 발효해 장기간 저온 숙성으로 빚는다. 찹쌀 자체에 단맛이 있어 감미료를 넣지 않아 숙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좋은 재료를 써 일반 막걸리보다 비싸다. 가장 저렴한 9도 900ml 한 병이 8000원이다. 애주가들이 좋아하는 12도는 1만2000원, 15도와 18도는 각각 5만5000원과 11만 원에 판매한다. 쌀과 누룩에 물을 섞어 막 걸러낸 것을 서민의 술, 막걸리로 이해하는 이들에겐 부담일 수 있다. 그러나 기교를 부리지 않아 투박하지만 담백한 이 술맛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남도 끝자락에서 빚는 술이지만 해창막걸리의 역사는 약 1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인 1927년 일본인 미곡상 ‘시바다 히코헤이’가 지은 살림집과 정원이 모태다. 막걸리 주조는 해방 후인 1961년 장남문 씨가 면허를 취득하면서 시작했다. 이후 양조업자 황의권 씨가 30년 넘게 운영해오다 경영난으로 폐업하려던 주조장을 오병인(61) 대표가 2008년 인수해 막걸리를 빚고 있다. 그는 6년간의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과거와 전혀 다른 프리미엄 막걸리를 독자 개발했다. 오 대표는 “올 하반기에는 해창막걸리를 원주로 하는 증류주 ‘대장경’을 출시한다”며 “지난 7년간 열심히 준비한 만큼 해창막걸리 이상의 인기를 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해창주조장에는 아름다운 일본식 정원과 일제강점기 수탈의 흔적인 곡식 창고, 정미소 터 등이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