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교육부, 의대운영 대학총장 간담회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을 운영하는 40개 대학 총장과 영상 간담회를 열고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교육 여건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일부 교수, 사직서 제출 명단 공개
정부 “환자 곁에 남은 교수 지원”
“의료시스템 박살” 글 수사 의뢰

오는 25일 전국 의대 교수들이 집단사직하기로 결의한 가운데 강경파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들과 마찬가지로 환자 곁에 남겠다는 교수들을 괴롭히고 집단 따돌림하는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키기를 원하는 의대 교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22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일부 교수들이 사직서 제출 교수 명단을 실시간으로 공개해 전공의와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 같은 위법 상황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박 차관은 “국민의 존경을 받아 온 교수님들이 환자의 곁을 떠난 전공의들과 마찬가지로 환자의 곁에 남은 교수님들을 괴롭히고 집단 따돌림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믿고 싶지 않다”며 “환자의 곁에 남기를 원하는 교수님들을 보호하는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전공의가 병원에서 이탈한 지난달 20일 이후 의대 교수사회에서도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오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소수파 의견들이 나왔지만 강경파가 묵살하는 일이 잦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각 의대 교수협의회가 집단 사직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소수파 교수들은 “환자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병원에 남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으나 강경파 교수들에게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현상은 전공의 집단에서도 되풀이되고 있다. 의사 비공개 커뮤니티엔 집단 이탈에 동참하지 않고 병원에 잔류한 전공의 명단이 나돌기도 했다. 박 차관은 “의대 교수 중에서도 많은 분이 환자의 곁을 지키고 싶어 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정부는 의대 교수들이 환자 곁에 남아 의사의 본분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을 박살 내자”는 내용의 글이 의사 비공개 커뮤니티에 올라와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해당 글 작성자는 “답은 간단하다. 그냥 누우면 된다. 총선 이후에도 흩어지지 않고 계속 누워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에 비가역적인 막대한 손상을 입혀야 한다”며 “저희가(의사들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이것뿐이고,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빅5 병원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지방 사립병원들을 파산시켜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나라는 그야말로 아비규환이 될 것”이라고 썼다.

권도경·김규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