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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10문10답

비례후보 안내고 위성정당 통해 의석수 보전… ‘꼼수·민의왜곡’ 비판

민병기 기자 외 1명
민병기 기자 외 1명
  • 입력 2024-03-19 09:04
  • 수정 2024-03-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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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돼 한국에서 61년간 운용되고 있는 비례대표 국회의원 제도가 위성정당을 만들었고, 종북 인사와 범죄 피고인 등 부적격 지원자들까지 몰리면서 제도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 위 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연합뉴스·뉴시스, 곽성호 기자



■ 10문10답 - 4·10 국회의원 총선거, 46석 뽑는 비례대표는

1963년 6대때 ‘전국구’ 도입
2002년엔 1인2표 제도 시행

병립형, 지역구 상관없이 배분
연동형, 득표율 따라 나누는식

국힘·민주, 현역 비례대표 제명
위성정당 ‘의원꿔주기’ 구태답습

민주, ‘좌파’ 시민사회와 연대
반미·종북인사 공천논란 지속


비례대표제는 본래 선거에서 정당의 득표율에 비례하여 당선자 수를 결정하는 선거 제도를 뜻한다. 다른 후보보다 많은 득표를 한 사람이 당선되는 다수대표제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우리나라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기준 전체 300석의 국회의원 의석 중 254석은 다수대표제, 46석은 비례대표제로 선출한다. 표의 비례성을 높이고 정치적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비례대표제가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기능해 왔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정당이 종북 인사들의 국회 진출 경로로 활용되는 등 오히려 민의를 왜곡한다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이다. 우리나라 비례대표제 도입 과정과 제도의 특성, 문제점을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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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비례대표제 도입은

1963년 실시된 제6대 총선부터 비례대표제가 처음 도입됐다. 당시 선거법 개정을 통해 전체 의석의 4분의 1을 비례대표제로 선출했고, 지역구 선거에서 정당 간 득표 비율을 배정 기준으로 삼았다. 이후 7대와 8대 총선까지 득표율에 비례한 배분이 이뤄졌다. 이후 9대와 10대 총선에서는 비례대표제가 사라졌다가 5공화국 체제인 1981년 11대 총선에서 다시 도입됐다. 12대 총선까지 이어진 제도는 지역구 의석 1당을 차지한 정당에 전국구 총 의석의 3분의 2를 몰아주는, 제1당(여당)에 매우 유리한 방식이었다. 이후 1987년 민주화 이후 치러진 제13대 총선부터 2000년 제16대 총선까지 의석 배분 방식이나 의석수에서 변화가 있었을 뿐, 지역구 선거에 1표를 투표하면 이 투표 결과(지역구 의석수 혹은 전국 단위 득표율)를 바탕으로 전국구 의석을 배분하는 방식엔 변함이 없었다. 단 2000년부터는 전국구 선거가 비례대표 선거로 명칭이 바뀌었다.

2. 1인 2표제 도입은

2001년 헌법재판소는 ‘1인 1투표 제도를 통한 비례대표 국회의원 배분 방식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국회는 2002년 3월 7일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유권자가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개인에게만 투표하던 방식에서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도 따로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1인 2표 정당명부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3개월여 뒤인 2002년 6·13 지방선거부터 도입돼 치러졌고 총선의 경우 2004년 4·15 총선부터 시행됐다. 이 같은 1인2표제 도입은 정당 구도를 크게 바꿨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기반으로 원내 10석 정당이 된 반면, 자유민주연합은 비례대표 의석 배분 기준인 정당득표율 3%와 지역구 5석을 모두 만족시키지 못해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하지 못했다.

3. 병립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차이

2016년 20대 총선까지는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됐다. 병립형은 말 그대로 지역구 의석수에 상관없이 정당명부 투표를 통해 비례대표를 선출하는 방식이다. 간단하고 간편한 투표 방식이지만 소수정당이 득표율만큼 의석을 차지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반면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할 때 전체 의석수에 비례해 뽑는 방식이다. 정당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수를 배분한 뒤 만약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가 전체 그 정당이 얻어야 할 의석수에 미치지 못하면 부족한 의석을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식이다. 이는 표의 비례성 측면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크고 소수정당의 의석수 확보에도 용이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캡(상한선)을 두지 않으면 실제 의석수가 정원을 초과하는 경우가 생긴다. 국회의원과 의회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은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사실상 의원정수 확대에 찬성할 여론이 극히 낮은 만큼 ‘캡’은 불가피하다.

4.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기존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했을 때 부작용을 염두에 두고 더불어민주당 등 야 4당은 2019년 12월 23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켰다. 하지만 그간 정치권의 암묵적인 ‘원칙’이었던 선거법 개정은 주요 정당이 모두 합의한다는 대원칙이 깨지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시작부터 삐걱댔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반대를 무릅쓰고 다른 소수야당과 함께 △전체 의석수 ‘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 유지 △석패율제 미도입 △21대 총선에 한해 비례대표 의석수 30석에 대한 연동률 50% 캡 설정 △비례대표 의석 배분 최소 정당 득표율(봉쇄조항) 3% 설정으로 이뤄진 선거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하지만 통합당을 배제한 채 이뤄진 선거법 개정이라는 비판과 함께 전체 비례대표를 득표율에 따라 나누는 병립형에 비해 계산이 지나치게 어렵고 직관적이지 않은 부분도 꾸준히 지적돼 왔다.

5. 위성정당은 어떻게 생겨났나

위성정당은 21대 총선을 앞둔 2020년 초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이 제1야당이었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을 논의에서 배제한 채 정의당을 비롯한 군소 정당 3곳과 함께 밀어붙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바탕으로 생겨났다. 소수정당 우대를 명분으로 지역구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많이 받은 정당일수록 비례 의석을 적게 가져가도록 설계한 제도지만, 거대 정당이 제도의 허점을 활용해 지역구에만 후보를 내고, 비례대표 후보들은 문서상으로 별개인 위성정당 소속으로 출마시킨 뒤 선거 후에 흡수하는 기형적 현상을 초래했다. 통합당은 ‘미래한국당’,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이라는 위성정당을 출범시켜 비례 후보들을 내보냈다. 민주당은 꼼수 논란을 피하기 위해 더불어시민당에 기본소득당 등 원외 정당들을 참여시키기도 했다. 또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은 ‘열린민주당’을 따로 만들어 김의겸·최강욱·강민정 의원 등을 비례대표로 입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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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1대 총선 위성정당 운영은

21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윤미향·최강욱·김의겸 의원은 급조된 위성정당의 부실 검증이 낳은 대표적 폐해로 꼽히는 인물들이다. 더불어시민당 출신인 윤 의원은 지난해 9월 정의기억연대 후원금 유용 및 배임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 확정 판결이 지연되는 틈을 타 임기를 사실상 다 채우게 됐다. 윤 의원은 임기 중 반국가단체인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주최한 ‘간토(關東) 대지진 추모 행사’에 참석하고, “평화를 위해서라면 북한의 전쟁관도 수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국회 토론회를 주최하는 등 친북 활동을 이어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한 최 의원은 대법원 판결로 의원직을 박탈당할 때까지 3년 4개월을 버텼다. 김 의원은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김건희 여사가 전시회 개막식 축사를 무속인에게 맡겼다는 의혹’, 주한 유럽연합(EU) 대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했다고 주장한 것 등 숱한 가짜 뉴스로 비판을 받았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은 지난 총선에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본당인 통합당의 뜻과 다르게 비례대표 순번을 결정해 미래한국당 대표를 바꿔가며 순번을 뒤집는 공천 파동을 겪었다.

7. 국회 개정 논의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 협상 과정에서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위성정당의 폐해를 지적하며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당론으로 정했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 당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되, 위성정당은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고, 민주당 의원 75명도 지난해 11월 말 위성정당 방지법을 공동으로 발의한 바 있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진보 세력 및 제3 지대 등과의 연대 없이 ‘순수 과반’을 목표로 병립형 회귀를 검토하기도 했으나 당 소속 의원들과 야권 원로들의 반발에 지난 2월 5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기로 확정했다. 이 대표 대선 공약의 한 축인 ‘위성정당 금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민주당은 진보당과 반미·종북 시민단체를 끌어들인 비례연합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창당했다.

8. 22대 총선 위성정당 상황은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를 창당한 국민의힘은 지난 15일 의원총회에서 비례대표인 김예지·김근태·김은희·노용호·우신구·이종성·정경희·지성호 의원을 제명하고 이들의 당적을 국민의미래로 이동시켰다. 민주당은 17일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보낼 강민정·권인숙·김경만·김의겸·양이원영·이동주 의원 등 6명을 제명했다. 이들은 모두 불출마 또는 낙천한 비례대표 의원들이다. 또 이용빈·이형석 의원 등 낙천한 지역구 의원 2명도 탈당 후 더불어민주연합에 합류하기로 한 만큼 이미 당적을 옮긴 윤영덕·용혜인 의원을 포함하면 현역은 총 10명이 된다. 이 같은 ‘위성정당 의원 꿔주기’는 의석수 순으로 결정되는 총선 기호에서 앞번호를 차지하려는 목적에 따른 것이다. 공직선거법상 비례대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이 소속 정당에서 탈당하면 의원직을 자동으로 상실하게 된다. 이 때문에 의원직을 유지한 채 당적을 옮기려면 현 소속 정당의 제명 절차가 필요하다.

9. 더불어민주연합 논란의 핵심은

민주당이 진보당·새진보연합을 비롯해 좌파 시민단체가 주축인 연합정치시민회의(시민사회)와 더불어민주연합을 창당하면서 반미·종북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진보당과 새진보연합, 시민사회는 각각 3석, 3석, 4석의 비례의석 추천권을 부여받았는데 시민사회가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한 4명 중 3명이 반미 활동과 병역 기피 논란 등으로 중도 낙마했다. 전지예 전 서울과학기술대 총학생회장은 겨레 하나 활동가 출신으로 한·미연합 군사훈련 반대 집회에 참여해왔고, 정영이 전 전남 구례군 죽정리 이장은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의 사무총장이자 ‘통일 선봉대’ 대장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 시위를 주도했다. 논란이 불거진 후 자진 사퇴한 이들과 달리 병역 기피 이력이 있는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소장의 경우 더불어민주연합의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해 시민사회 측 심사위원 전원이 사퇴하기도 했다.

10. 해외사례는

1900년 벨기에에서 처음으로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가 실시된 이래로 현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32개국이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 중 24개국은 국회의원 전원을 비례대표제로 선출하고 한국을 비롯한 8개국은 다수대표제와 비례대표제를 혼용하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가장 잘 정착된 나라는 독일과 뉴질랜드가 꼽힌다. 독일의 유권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2표 중 1표는 지역구 출마자에, 다른 1표는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한다. 독일은 정당득표율로 각 정당의 당선자 총 의석을 결정한 뒤 지역구 의원으로 먼저 이를 구성하고 부족분은 비례대표로 채운다. 이 과정에서 지역구 의석이 배정 의석보다 많은 경우 ‘초과의석’도 인정한다. 의원 정수보다 실제 국회의원 수가 더 늘어날 수 있다. 뉴질랜드의 경우 독일식 비례대표제를 가장 잘 받아들인 나라로 꼽힌다. 뉴질랜드의 정치 개혁 과정에서도 위성정당 도입 우려가 제기됐지만 제1·2당 등이 위성정당을 도입하지 않는 정치 문화를 만드는 데 함께했다.

민병기·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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