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박지원(왼쪽)이 18일 오전(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ISU 세계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 레이스에서 황대헌(왼쪽 두 번째)의 반칙으로 중심을 잃고 있다. AP 뉴시스

세계선수권 1000m 결승서
박지원에 선두 뺏긴 황대헌
뒤쫓다 허리 밀쳐 넘어트려
올 시즌만 3번째 반칙 의혹

박지원(서울시청)과 황대헌(강원도청)이 레이스 도중 또 충돌했다. 이번이 벌써 3번째다. 우연도 겹치면 우연이 아니다. 18일 오전(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 아호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쇼트트랙스피드스케이팅선수권대회 남자 1000m 결승전. 이 종목 세계 랭킹 1위인 박지원과 정상급 기량을 갖춘 황대헌이 무난히 결승전에 안착했다. 하지만 둘은 입상에 실패했다. 무리한 플레이 탓이었다. 둘은 충돌했고, 박지원은 레이스를 중도 포기했다. 황대헌은 실격판정을 받았다.

문제의 장면은 이랬다. 박지원이 1000m 결승선 3바퀴를 남기고 황대헌에 이어 2위를 달리다 3번째 곡선 주로에서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박지원은 황대헌을 제쳤다. 그런데 갑자기 황대헌이 손을 이용해 박지원의 허리 부분을 밀쳤다. 중심을 잃고 넘어진 박지원은 그대로 경기를 포기했다. 심판은 레이스를 마친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부여했다. 둘은 전날에도 1500m 결승에서 충돌했다. 박지원이 선두로 질주하다 결승선을 3바퀴 남기고 곡선 주로에서 황대헌과 충돌했다. 황대헌이 인코스를 비집고 들어가 박지원을 몸으로 밀어냈고, 박지원은 최하위로 밀렸다. 심판진은 1위로 통과하며 포효하던 황대헌을 실격 처리했다. 공교롭게도 둘은 지난해 10월 열린 ISU 월드컵 1차 대회 1000m 2차 레이스 결승에서 부딪혔다. 황대헌이 앞서 달리던 박지원을 뒤에서 밀치는 반칙을 범했다. 박지원은 올 시즌 세계랭킹 1위에 올랐음에도 2024∼2025시즌 국가대표 자동 선발이 불발됐다. 박지원은 레이스를 마친 뒤 “어떻게 말씀드릴 부분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은 1000m 결승에서 넘어진 여파로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 나서지 않았다. 남자 대표팀은 결승에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