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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지난 11일 의료 현장에 군의관·공중보건의를 투입한 가운데 이들에게 “태업하라”는 취지의 ‘행동 지침’이 의사 비공개 커뮤니티에 올라와 경찰이 내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14일 의사나 의대생만 이용할 수 있는 비공개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차출 군의관·공보의 행동 지침’이란 제목의 글이 게시돼 입건 전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수련 병원이나 보건복지부의 업무를 방해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확인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작성자는 주요 대형병원에 투입된 158명의 군의관과 공보의에 대해 “인턴과 주치의 업무, 동의서 작성 등은 법적 문제 책임 소지가 있으니 당연히 거부하라”면서 “환자에게 설명하는 일도 당연히 거부하라”고 썼다. “공보의와 군의관 의무는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이 전부이고 병원 내에서 일을 조금이라도 할 이유는 전혀 없다”는 내용의 글도 게시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업무방해 혐의 가능성을 검토해 수사 전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해당 커뮤니티엔 지난달 19일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을 시작할 때에도 “사직 전 업무와 관련한 전산 자료를 삭제하라”는 글이 올라왔고, 경찰은 지난 9일 현직 의사를 업무방해 혐의 피의자로 특정해 소환 조사했다.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전공의 사직을 교사·방조한 의혹을 받는 박명하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강화위원장을 의료법 위반 방조 혐의 피의자로 2차 소환했다. 박 위원장은 “단 한 번도 (전공의 사직을) 교사한 적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15일에는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임현택 의협 비대위원을 소환할 방침이다. 지난 2016년 음주운전 사망사고로 처벌을 받은 것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는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이날 휴대전화 포렌식 참관을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의협 추가 조사를 마친 후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김규태·전수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