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와 미팅 중인 현대제철 선수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제공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가 최고 연봉을 5000만 원으로 제한하는 여자 실업축구 WK리그의 ‘연봉 상한제’ 폐지를 주장했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는 28일 "여자 선수들의 연봉 상한제 철폐와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김훈기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 사무총장은 최근 WK리그 현대제철 선수들과 세미나에서 "구단과 선수가 자율적으로 연봉을 정해야 한다"며 "더 올려달라는 게 아니다. 자유로운 협상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총장은 또 "최고 연봉이 5000만 원으로 정해진 게 2009년이다. 그간 물가 상승을 생각하면 이제 폐지해야 할 제도"라며 "많은 선수가 조심스럽게 상한제 대신 (연봉 협상을) 자율로 해줬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지소연(시애틀 레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장 역시 지난해 12월 한국여자축구연맹 시상식에서 "당장 자녀들에게 최고 연봉이 5000만 원인 여자축구를 시킬 사람이 얼마나 될까"라고 지적했다.

WK리그를 주관하는 연맹은 심각할 정도로 열악하지 않다고 본다. 연맹 측은 현 처우 자체가 심각하게 열악한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구단과 선수들의 단년 계약이 많기에 30%까지 줄 수 있는 계약금을 더하면 최대 6500만 원이 실질적 상한선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승리 수당 등 옵션을 더하면 억대 연봉도 가능하다. 연맹은 다만 10년 넘게 고정된 연봉 상한선에 대해 개선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구단에선 반대 의견이 강하다. 관중과 중계 수익이 없고 재정을 운영 기업의 예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연맹은 지난해부터 연봉 상한선 상향을 제안했지만, 일부 구단이 재정 압박을 이유로 반대해 이뤄지지 않았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