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부동산원 자료 분석

1월 빌라 월세가격지수 102.0
지난해 3월이후 11개월째 상승
역전세 우려에 매매시장도 꽁꽁

아파트거래는 전월비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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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해온 연립·다세대 주택(빌라)의 월세가격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일명 ‘빌라왕’ 사건 등 전세 사기 사태 이후 보증금을 날릴 수 있다는 불안감에 빌라 전세시장이 위축됐고, 그 여파로 빌라 월세가 올라 서민 주거 여건이 더 악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매 물건이 쏟아지는 등 빌라 거래 시장의 빙하기가 길어지는 반면, 아파트 거래량은 5개월 만에 다소나마 회복세로 돌아섰다.

22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보면, 1월 전국 빌라 월세가격지수는 102.0을 기록해 전달보다 0.09% 올랐다. 이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6월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2021년 6월을 기준선(100)으로 놓고 산출하는 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3월부터 11개월 연속으로 전달보다 상승하고 있다. ‘월세’는 보증금이 12개월분 월세 이하인 임대차 거래를 의미한다. 1월 서울 빌라 월세가격지수도 102.7로 전달보다 0.14% 상승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서울은 12개월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는 8개월 내리 월세가격지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빌라 거래는 전세 사기 사태와 역전세 우려 등으로 전세뿐 아니라 매매 시장까지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매 물건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혹한기가 더 길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부동산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3438건에 달했던 전국 빌라 경매 진행 건수는 12월 2687건으로 일시 감소했다가 지난 1월 3408건으로 다시 증가했다. 서울 빌라 경매 진행 건수도 지난해 11월 1375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2월 1074건으로 다소 줄었으나, 지난 1월 1290건으로 재증가했다. 수요자들의 기피 현상이 심해지자 빌라 시장은 매매가와 전세가가 동반 급락 중이다. 수요가 말라붙자 전년 대비 착공률도 70% 급감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매니저는 “더 많은 빌라 경매 예정 물건이 대기 중이어서 바닥을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9월부터 급격히 줄었던 아파트 거래는 지난 1월 다소 회복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8일까지 신고된 1월 전국 아파트 거래는 총 2만8113건으로 전달보다 16.5% 늘었다. 또 서울의 1월 아파트 거래량은 2025건으로 전월 대비 12.6% 증가했다. 전국 모든 광역시도에서 거래량이 늘었다. 다만 고금리 상황이 여전해 시장 회복을 점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성훈·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