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취업 보장학과 미등록 급증
상위권 ‘의대쏠림’ 작년보다 심화

올해 정시모집에서 연세대와 고려대의 대기업 연계 반도체·첨단학과에 합격하고도 등록하지 않은 학생 비율이 지난해에 비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에선 10명 중 9명이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는 등 대기업 취업이 보장된 학과에서도 합격자 이탈이 쏟아졌다. ‘의대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의대와 서울대 등에 복수 합격한 학생들이 연쇄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4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연계된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의 올해 정시 최초합격자 25명 중 23명이 등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미등록률은 지난해(70%)보다 22%포인트 오른 92%로, 연세대 전 계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려대에서도 삼성전자 계약학과인 차세대통신학과에서 정시 최초합격자 10명 중 7명이 등록을 하지 않아 미등록률이 지난해(16.7%)보다 크게 오른 70.0%를 기록했다. 현대자동차 계약학과인 고려대 스마트모빌리티학부는 미등록률이 지난해 36.4%에서 올해 65.0%로, SK하이닉스 계약학과인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지난해 18.2%에서 올해 50.0%로 상승했다. 다만 LG디스플레이 계약학과인 연세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는 42.9%가 등록하지 않아 지난해(54.5%)보단 줄었다.

올해 연세대와 고려대 전체 미등록자는 합격자 3345명 중 804명이었다. 첨단분야 미등록률이 급등했다. 인문계열에서는 연세대 경영학과의 미등록률이 68.6%, 고려대 자유전공학부의 미등록률이 60.0%로 가장 높았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이사는 “연고대 상위권 학과의 정시 미등록 규모가 지난해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연고대 합격생들이 의대, 서울대 등에 중복 합격해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