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꼴찌 K - 증시, 체질 바꾸자

정부, 증권거래세율 인하도 추진
ISA 비과세 한도 확대 방안까지
유입자금 늘려 투자 활성화 기대

정부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한 축으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세제개혁’을 강조하고 있다. 주식투자와 관련된 직·간접 세금을 낮춰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을 현재보다 늘리고, 이를 통해 투자 활성화를 기대하겠다는 구상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은 내년 도입 예정이던 금투세 폐지를 위한 법 개정 추진에 나섰다. 금투세는 주식이나 펀드, 채권, 파생상품 등 투자로 발생한 수익이 5000만 원을 넘으면 소득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앞서 2022년 말 여야는 금투세 시행을 2025년까지 2년 유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민생토론회에서 금투세 폐지 추진을 공식화했고,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대출 국민의힘 의원은 모든 상장주식에 과세하는 금투세 폐지를 골자로 한 소득세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와 여당의 방침은 그동안 지속돼 온 고금리 기조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태에서 금투세를 도입할 경우 투자자 이탈과 이로 인한 증시 침체가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금투세 폐지에 따른 세수 감소는 연간 약 1조5000억 원으로 예상되지만, 과세 부담으로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등으로 이탈할 경우 세수보다 손실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금투세 폐지와 동시에 기존 계획대로 증권거래세율을 현재 0.18%에서 2025년에는 0.15%로 낮춰 국내 주식 투자자들의 세금 부담을 대폭 줄여준다는 방침이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하는 방침도 내놨다. ISA는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서 예·적금은 물론 국내 주식과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절세상품인데, 정부는 기존 연 2000만 원, 총 1억 원인 ISA의 납입한도를 연 4000만 원, 총 2억 원으로 각각 배씩 늘린다는 계획이다. 납입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대폭 늘리면 ISA 가입자가 늘고, 그만큼 자본시장에 유입되는 자금이 늘어 증시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도가 개편되면 ISA 가입자가 체감하는 세제 혜택은 기존보다 최대 2.3배 늘어난다.

하지만 이 같은 주식 투자 관련 세제 개편이 실제 국회에서 법안 통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특히 금투세와 관련해선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 부자 감세일 뿐이라며 반대하고 있어, 총선용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