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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김래형(38)·윤예지(여·35) 부부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건넸는데, 상대도 같은 날 편지를 준비해 왔다면? 그런데 편지지마저 같은 편지지라면? 정말 기막힌 우연이 겹쳐 인연이 된 부부가 저희랍니다. 저(예지)와 남편은 20대 초반 교회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하지만, 처음 대화한 건 30대가 되었을 때예요. 3년 전 남편이 제 SNS로 같이 밥 먹자고 처음 메시지를 보냈어요. 사실 당시 교회를 옮겨 남편과 만날 일이 없게 된 상황이었어요. 남편이 저를 찾아 연락을 주고받게 된 거죠. 남편은 주변에서 제 얘기를 많이 해 궁금한 마음에 제게 연락해본 거였대요.

2021년 8월 17일, 닭갈비집에서 처음 함께 밥을 먹었어요. 그날 남편은 말이 정말 많았어요. 마치 신난 아이처럼요. 그 덕분에 저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었죠.

식사를 마치고 카페에서 대화를 이어가는데,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순간적으로 ‘이 사람과 살면 정말 행복하겠다’는 확신이 생기더라고요. ‘지금 내가 무슨 생각을 한 거지?’라고 할 정도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에요. 그날 카페에서 저는 그런 제 속마음을 최대한 숨기려고 했어요. 뒤늦게 알게 된 사실인데 남편도 그날 저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고 해요.

신기한 일은 또 있어요. 세 번째 만나던 날, 남편에 대한 제 마음을 편지에 담아 썼어요. 그런데 그날 남편이 먼저 편지를 건네더라고요. 그것도 제가 고른 편지지와 100% 같은 거로요. 남편 편지를 받고, 저도 제가 준비한 편지를 줬어요. 남편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어요.

연애를 시작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저희는 결혼을 결심했어요. 결과적으로 연애 6개월 만인 지난 2022년 2월, 결혼식을 치르며 부부가 됐어요. 불과 직전 해 여름, 닭갈비를 먹던 사이에서 부부가 된 거죠. 저희가 처음 만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8월 17일 처음 간 식당의 같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고 있어요. 앞으로도 서로 아껴주고 기도하며 예쁘게 사랑할게요.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