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연합뉴스

유엔이 테러단체로 지정한 무장단체에 자금을 보낸 국내 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2부(부장 김수경 김형작 임재훈)는 국민 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즈베키스탄 국적 A(35) 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테러단체의 존속을 위해 필수 불가결한 자금을 제공한 것"이라며 "액수와 관계 없이 그 자체로 테러단체의 활동을 용이하게 만들기 때문에 국제평화와 국가·공공의 안전을 저해할 위험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A 씨는 2021∼2022년 ‘카티바 알타우히드 왈지하드’(KTJ)가 사람을 살해하는 등의 활동을 하는 테러단체라는 점을 알면서도 조직원 2명에게 20차례에 걸쳐 400만 원 상당 금품을 지원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7년 비전문취업비자로 입국한 A 씨는 텔레그램으로 테러 자금 지원을 권유받고 이에 응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2021년 8월 ‘스나이퍼 저격 활동에 사용하기 위해 시계가 필요하다’는 KTJ 측 요청에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을 통해 전자시계를 5만 원에 직거래한 뒤 우즈베키스탄에 보냈다. 이후 A 씨는 주로 조직원들이 알려준 국내외 계좌에 한 번에 수십만 원씩 돈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USDT(테더)로 바꿔 KTJ로 송금된 것으로 파악됐다.

옛 알카에다 시리아지부 ‘자바트 알누스라’의 전투부대인 KTJ는 2014년 시리아 정권 타도와 이슬람 신정국가 건설을 목적으로 결성됐다. 2019년 기준 약 500여 명의 전투 요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년 주 키르기스스탄 중국 대사관 자살 폭탄테러와 2017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탄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다. 유엔은 2022년 3월 KTJ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이현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