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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옥 “자기 몸 다스릴 수 없는 게 가장 큰 불행…‘소풍’에 우리 이야기 담겨”

이정우 기자
이정우 기자
  • 입력 2024-02-1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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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이미지 크게보기 영화 ‘소풍’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설 연휴 영화 ‘소풍’ 주연 금순 역
"임영웅은 내 첫사랑"
"대본 보면 신들린 듯 몰입…자부심 있어"



"옛날엔 집안에 어른이 한 번 쓰러지면 식구들이 모두 그 분을 씻기고, 먹여주고, 대소변 받아줬어요. 이런 걸 가정에서 다 해냈단 말이죠. 지금처럼 요양병원에 가는 시대가 아니었죠."

배우 김영옥(86)은 영화 ‘소풍’(연출 김용균)을 찍으며 가장 절실히 느낀 건 ‘건강의 중요성’이었다. 보다 정확히는 건강이 악화될 경우, 거동이 불편해질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 였다. 영화에선 사돈지간이자 둘도 없는 친구인 금순(김영옥)과 은심(나문희)이 둘 다 자리에서 일어나기가 힘들어 계획했던 소풍을 미루는 장면이 나온다. "돈이 있어도, 남편이 있어도, 자식이 있어도, 자기가 자기 몸을 다스릴 수 없을 때의 불행은 대처할 길이 없다는 걸 영화가 보여줍니다. 이거 하나만큼은 건지고 가면 좋겠어요."

설 연휴에 기해 개봉한 영화 ‘소풍’은 현실적인 노년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자식은 마음 같지 않다. 고단한 인생이 마무리될 순간이 점점 다가오지만, 친구와 먹는 막걸리는 여전히 달고, 소풍엔 마음이 설렌다. 이처럼 현실적인 노년의 모습에 숭고한 아름다움마저 느끼게 하는 데엔 영화의 주역인 김영옥과 나문희(82), 박근형(83) 등 80대 배우들의 공이 크다.

7일 서울 종로구 한 까페에서 만난 김영옥은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영화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영화에서 호흡을 맞춘 나문희와는 63년간 지속한 ‘동무’ 사이다. 김영옥은 "이 작품을 하기까지 5년 넘게 끌었다. 그동안 ‘네가 안 하면 나도 안 해’라고 했다"며 "우리가 너무 작품에 반해서 함께 하게 됐다"고 전했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배우 김영옥.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노년 세대가 주역인 ‘소풍’에서 가슴 아픈 장면 중 하나는 금순의 아들(임지규)이 친구들과 막거리를 마시고 있는 은심의 모습을 보고 "팔자 좋다"고 비아냥댈 때다. 김영옥은 "젊은 세대들에게 꼬집어 말해주고 싶다"고 운을 뗀 김영옥은 "부모들이 사랑으로 희생했던 것은 다 잊어버리고, 순간순간 부모들이 좋을 때만 보고 ‘놀고 있네’라고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걸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잠깐 즐기도록 해주는 걸 다라고도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년 세대가 주역인 영화는 요양병원과 연명치료, 존엄사 등 죽음에 대한 고민을 안긴다. 김영옥은 "살아도 사는 게 아닌 걸 의료행위만으로 끌고 가는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존엄사도 법적으로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엔 가수 임영웅의 자작곡 ‘모래알갱이’가 흐른다. 소문난 임영웅의 팬인 김영옥은 "‘미스터트롯’을 보면서 임영웅이 1위를 못 하면 어쩌지하는 걱정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했다"며 "임영웅은 내 첫사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와 ‘모래알갱이’가 너무 잘 맞는다"며 "욕심 같아선 처음에도 깔고, 중간에도 깔고 싶다"고 사심을 드러냈다.

photo이미지 크게보기 영화 ‘소풍’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역 최고령인 김영옥은 주조역을 가리지 않고 쉼 없이 연기 해왔다. 연기가 너무 좋고, 다시 태어나도 연기할 거라는 천상 연기자다. 김영옥은 "연기 아니면 나는 사실 할 게 없다"며 "더는 못하겠다 생각했다가도 대본을 보면, 미친 사람처럼 ‘이건 내가 해야겠구나’라며 자신을 망가뜨릴 정도로 신들려서 한다"고 말했다. "여기저기 발 걸쳐서 쉬지 않고 하면서 누구도 할 수 없는 내 영역을 구축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물론 다음 생에 다시 연기한다면 주인공을 많이 하고 싶지만. 하하."

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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