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상고심 최대 6~7년 소요
재계 “이젠 사법리스크 해소를”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금명간 항소장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를 중심으로 항소 포기를 통해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법리적 판단을 다시 받기로 방침을 정한 것이다.

7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검찰은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이 회장 1심 판결에 대해 항소장을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1심 판결에 대해 항소는 7일 이내에 제기해야 하고, 마지막 날이 공휴일인 경우 그다음날까지 항소를 제기할 수 있어 검찰은 13일까지 항소를 결정하면 된다. 검찰은 연휴 등을 고려해 조기에 의사 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검찰 관계자는 “법리적으로 봤을 때 1심 판단에 대해 다퉈볼 여지가 많다는 의견이 많다”며 “또 중요 사건일수록 유·무죄에 대한 이유를 정확히 짚고 넘어가야 추가 논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항소 방침이 사실상 결정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검사 출신 변호사도 “검찰이 중요 사건에 대해 1심 판결만을 받고 종료한 적은 거의 없다”며 검찰의 항소 가능성을 높게 봤다. 항소심에서 무죄 부분 전부를 다툴 경우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1심이 3년 5개월이 걸린 만큼 항소심 판단을 받아보는 데도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고심까지 진행할 경우 최소 3∼4년, 길게는 6∼7년까지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6년 시작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까지 포함한다면 이 회장이 10년 이상 수사와 재판을 받게 되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부장 박정제)는 지난 5일 자본시장법 및 외부감사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19개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 대해 전부 무죄를 선고했다.

정선형·김무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