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조현우가 31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세 번째 키커 사미 알나즈이의 슈팅을 막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대한민국이 승부차기 끝에 8강에 진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1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아시안컵 16강전에서 1-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겼다. 조규성(미트윌란)은 경기 종료 직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고, 골키퍼 조현우(울산 HD)는 승부차기에서 눈부신 선방을 펼쳤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전 6경기 연속 무패(2승 4무)를 이어갔고, 역대 전적에선 5승 9무 5패를 남겼다.

한국은 이로써 1996년 대회부터 8회 연속으로 아시안컵 8강에 진출했다. 한국은 다음 달 3일 오전 12시 30분 알와크라의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4강행을 다툰다. 호주는 지난 28일 인도네시아를 4-0으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부임 이후 첫 스리백 가동.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김영권, 정승현(울산 HD)이 호흡을 맞췄다. 좌우 윙백으론 김태환(전북 현대)과 설영우(울산)가 배치됐다. 중원은 이재성(마인츠)과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이 책임졌고, 공격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중심으로 정우영(슈투트가르트)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으로 꾸려졌다. 골키퍼는 조현우가 책임졌다.

이미지 크게보기 조규성(왼쪽)이 31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후반 54분 동점골을 넣은 후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스리백으로 맞대응했기에 조심스러운 경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기회 창출에선 사우디아라비아가 앞섰다. 전반 41분 코너킥 상황에서 살리흐 알샤흐리와 알리 라자미의 연속 헤딩슛이 골대를 때렸다. 알샤흐리는 다시 헤딩슛을 시도했으나, 김민재가 공을 머리로 걷어냈다. 결국 사우디아라비아는 후반 1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살렘 알다우사리가 아크 정면에서 내준 패스를 압둘라 라디프가 왼발 슈팅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변화를 피할 수 없었다. 후반 9분 정우영 대신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후반 19분엔 정승현과 이재성을 빼고 박용우(알아인)와 조규성을 투입했다. 한국은 전반전의 스리백을 버리고 포백으로 전환, 조규성과 손흥민을 투톱으로 세웠다.

한국은 후반 중반 이후 경기 주도권을 완벽하게 잡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1골 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수비에 열중했고, 한국은 이 틈을 타 지속해서 골문을 두들겼다. 한국은 특히 후반 40분 황인범과 손흥민의 연속 슈팅에 이어 설영우의 헤딩슛까지 이어지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기세가 오른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48분 헤딩슛으로 골대를 때렸던 조규성은 후반 54분 설영우의 헤딩 패스를 문전에서 머리로 밀어 넣었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으나 승패가 갈리지 않았다. 결국 승부차기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선축을 잡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세 번째 키커에서 먼저 무너졌다. 사미 알나즈이의 오른발 슈팅이 골대 왼쪽으로 향했으나, 골키퍼 조현우의 발에 걸렸다. 반면 한국의 세 번째 키커 조규성은 골망을 갈랐다. 조현우의 선방은 계속됐다. 조현우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네 번째 키커 압두르라흐만 가리브의 오른발 슈팅을 막아내며 미소를 지었고, 한국은 황희찬이 골문을 흔들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