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흉기 난동 50대 제압하는 박건규 경장. 대전경찰청 제공

지난해 12월 28일 새벽 2시쯤 대전 서구의 한 경찰 지구대에 50대 남성 A 씨가 들어왔다. 술에 취한 A 씨는 망치와 톱을 들고 있었다. 톱날의 길이는 30cm에 달했다.

A 씨는 전날 경찰 조사를 받았다. 술에 취해 택시 기사와 말다툼을 벌이다 싸움을 말리는 뒷좌석 손님을 폭행했다. 그는 "피해자를 데려오지 않으면 너희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흉기를 휘둘렀다. 그는 자신의 목에도 흉기를 갖다 댔다.

다른 경찰관들이 흥분한 A 씨를 달래며 대화를 시도하는 동안 경찰 한 명이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박건규 경장이었다. 박 경장은 킥복싱, 격투기, 합기도, 주짓수 등 도합 14단을 보유한 유단자로 알려졌다.

A 씨 뒤쪽으로 다가간 박 경장은 침착하게 A 씨의 겨드랑이 아래에 손을 넣어 제압했다. 톱날이 박 경장의 얼굴을 향해 있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어 동료들이 신속하게 흉기를 빼앗아 A 씨를 현행범 체포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은 A 씨를 폭행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박 경장은 "경찰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면서 "술에 취해 지구대에 찾아와 난동을 부리는 것만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