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4년전 긴 투표용지… 이번에도? 19일 여야가 위성정당 출현을 가능하게 만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방안으로 선거제 협상 논의가 흘러가는 상황에서 21대 총선이 열린 지난 2020년 4월 경기 수원시 권선구 한 인쇄소에서 인쇄된 4·15 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가 48.1㎝에 달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 준연동형 유지 입장에
국힘도 위성정당 창당 채비

지난 총선 국민적 비판에도
與野, 의석수 ‘주판 튕기기’

여야가 22대 국회의원 총선 룰을 정하는 선거제 협상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보이자 국민의힘이 먼저 위성정당 창당 채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정치권이 현행 선거제를 유지해 국민적 비판을 받던 21대 총선의 ‘꼼수 위성정당’이 다시 출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최근 비례 위성정당 창당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내부적으로 위성정당의 당명 가안을 정하고, 창당 타임테이블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창당발기인을 모집하는 실무 지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1월 말까지는 창당준비위원회 결성신고를 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창준위는 결성신고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창당활동을 할 수 있다.

국민의힘은 선거제 협상 초반부터 위성정당 출현이 불가능한 병립형 비례제를 주장해왔다. 민주당이 사실상 준연동형 비례제를 유지하고 비례연합정당에 찬성하는 방향으로 기류를 전환하자 창당에 드는 물리적 시간을 고려해 사전 준비에 들어간 것이다. 오는 4월 총선에서 후보자 등록신청일이 3월 21∼22일인 점을 고려할 때 이달 말부터는 본격적 절차에 돌입해야 일정에 맞게 위성정당 후보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2월 15일로 예정된 국고보조금 지급 시점도 고려 대상이다. 5석 이상 20석 미만 정당에는 분기 정당보조금 총액의 5%씩을 우선 배분한다. 지급 시점을 기준으로 현역 의원 5명이냐 미만이냐에 따라 국고보조금은 2020년 1분기의 경우 3억 원 정도 차이가 났다.

정치권에서는 양당이 꼼수 위성정당 시절과 비슷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2020년 2월 5일 비례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했다. 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을 비례 위성정당으로 활용했다. 양당은 선거 투표용지에서 앞 순서의 기호 번호를 받기 위해 현역 의원들을 탈당시키거나 제명하는 방식으로 ‘의원 꿔주기’를 하기도 했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