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참가한 외국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의 갤럭시 제품들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2024 K-Industry 글로벌로 다시 뛴다 - (1) 삼성전자

갤럭시S24, 최신 AI기능 탑재
“세계 점유율 절반 독식” 전망도

애플, 하반기 ‘아이폰 16’ 출시
자체 개발 생성형 AI 장착 주목
中 온디바이스 AI 내건 폰 내놔
2027년 AI폰이 시장 40% 점유

새너제이=이예린·이승주 기자

삼성전자가 17일(현지시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전격 공개한 것을 계기로 세계 스마트폰 시장 패권 싸움이 큰 분수령을 맞이하고 있다.

최근 애플이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중국산 제품에 밀려 할인 행사에 돌입하고, AI 폰 출시 경쟁에선 삼성전자에 선수를 빼앗기는 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S24 시리즈가 선전할 경우, 시장의 패권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생성형 AI가 탑재된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전격 공개한 곳으로 택한 미국 새너제이는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에서 내로라하는 빅테크 본사가 있는 ‘실리콘 밸리’의 중심지다. ‘갤럭시 언팩(Galaxy Unpacked) 2024’(언팩) 본행사가 열린 새너제이의 SAP센터와 경쟁사인 애플의 본사 ‘애플파크’와의 직선거리는 13.7㎞에 불과하다. 자동차로 10여 분 걸린다. 샘 모바일 등 현지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는 이번 언팩이 ‘애플 뒷마당’인 새너제이에서 열린다는 점에 의미를 두며 삼성의 과감한 마케팅 전략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새 격전지로 떠오른 AI 폰 시장에서 첫 제품을 선제적으로 애플의 본거지에서 공개하며 자신감을 표출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연구원은 “AI 폰은 갤럭시S24의 핵심 판매 포인트”라며 “올해 갤럭시S24 출하량은 전작 대비 10∼15%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행사가 열리는 SAP센터는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 새너제이 샤크스의 홈구장이다. 삼성 측은 “새너제이에서 대규모 행사를 개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입지”라고 소개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는 향후 2년간 글로벌 생성형 AI 폰 시장에서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로 1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쟁사들도 이 시장을 가만히 보고만 있을 리 없다. 현재 애플은 AI 도입에 가장 소극적인 빅테크 기업으로, 생성형 AI 도입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를 심은 ‘아이폰16’ 시리즈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샌디에이고에 있는 AI 조직을 해체하기로 했다. 121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이 조직은 애플 운영체제 iOS에 탑재된 AI 비서 ‘시리’를 개선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애플 측은 “관련 팀 대부분을 오스틴 캠퍼스로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애플이 각지에 흩어진 AI 조직을 통폐합해 생성형 AI 개발 역량을 높이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아직 완성된 모습은 아니지만 온디바이스 AI를 내건 초기 형태의 스마트폰을 이미 내놨다. 샤오미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샤오미14’가 대표적이다. 오포는 중국의 대표 빅테크 알리바바와 협업해 온디바이스 AI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비보는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한 70억 파라미터 규모의 생성형 AI 모델 ‘블루LM’을 탑재한 ‘X100프로’를 출시했다. 지난달 28일 첸 진 모토로라 모바일 사업 총괄은 웨이보에서 AI 폰의 출시를 암시하는 등 중국 기업들의 AI 폰 출시는 계속될 전망이다.

AI 폰 시대가 개막하면 코로나19와 경기 부진 등으로 위축됐던 수요를 자극하면서 길어진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짧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AI 폰이 침체됐던 스마트폰 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2022년 대비 4% 늘어난 11억7000만 대로 예상했다. 이 가운데 AI 기능이 탑재된 제품은 약 5%로 6000만 대일 것으로 내다봤다. 3년 정도 후에는 AI 스마트폰 출하량이 5억 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를 기점으로 AI 스마트폰 붐이 일면서 2027년에는 전체 폰 시장의 40%(5억22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2년(2024∼2025년)간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와 폴더블폰을 기반으로 온디바이스 AI 폰 시장 점유율이 55%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며 향후 온디바이스 AI 폰 시장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며 “특히 온디바이스 AI 폰 글로벌 출하량은 연평균 83% 성장하며 향후 4년간 누적 출하량이 11억 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24를 통해 지난해 처음으로 애플에 따라잡힌 스마트폰 점유율을 다시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3년 글로벌 모바일폰 시장 잠정 조사에 따르면 애플의 출하량은 20.1%(2억3460만 대)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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