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용석 전 서울시의원

김용석 전 서울시의원 연구 논문…"조직·예산 편성권은 여전히 단체장에"
"무늬만 인사권 독립…지방공무원 신분 정책지원관제 보완 필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2022년부터 지방의회가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지만, 정작 지방의원과 지방의회 사무처 직원들의 만족도는 저조하게 나타났다. 조직권과 예산 편성권이 여전히 단체장에게 있는 탓에, 아직은 온전하게 인사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15일 6선 지방의원 출신인 김용석 전 서울시의원의 경희대 행정학 박사학위 논문 ‘지방의회 역할 제고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에 대한 지방의원과 의회 사무처 직원의 전체 만족도는 29.8%에 그쳤다. 특히 사무처 직원의 만족도가 27.3%로, 지방의원의 33.4%보다 낮게 나타났다. 김 전 시의원은 이번 연구를 위해 지난해 6월 26일부터 7월 25일까지 한 달간 지방의원 438명과 사무직원 6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방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지원관제에 대한 만족도는 56.4%로 나타났다. 기초의원의 만족도가 59.6%로, 광역의원의 만족도 50.3%보다 훨씬 높았다. 기초의원의 경우 그동안 사무직원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정책지원관이 신설돼 조례발의·자료요구·보도자료 작성 등 분야에서 큰 도움을 받고 있어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광역의원은 대부분의 광역의회에서 정책지원관제 시행 이전에 유사한 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었으며, 기초의원보다 업무 범위가 넓고 정무적 기능을 많이 수행함에도 지방공무원 신분의 정책지원관을 일률적으로 의원 2명당 1명씩 도입한 데 대해 큰 문제 의식을 갖고 있었다.

기초의원들은 정책지원관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해(복수응답) ‘의원 1인당 1명의 정책지원관 확보’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반면 광역의원들은 74.8%가 ‘의원 1인당 1명의 별정직 보좌관 채용’을 꼽았다. 한편, 기초의원과 광역의원 모두 지방공무원 신분의 ‘의원 2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제에 대해서는 많은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며, ‘의원 1인당 1명 이상의 지원 및 보좌 체계’가 바람직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 전 시의원은 "현행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은 ‘무늬만 독립’에 그치고 있으며, 지방공무원 신분의 의원 2명당 1명의 정책지원관제는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며 "근본적인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 제고를 위해 지방의회법 제정과 개헌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올해 53세인 김 전 시의원은 27세에 역대 최연소로 도봉구의회 의원으로 당선된 후, 3선 구의원을 역임하며 의장까지 지냈다. 이후 체급을 높여 서울시의회에 입성, 8~10대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제10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표 의원을 맡기도 했다. 그는 오전에는 주민·공무원들을 만나 지역 민원 해결을 위해 힘쓰고, 저녁엔 예산·재정 관련 책·논문과 씨름하는 ‘주경야독 의원’으로 유명했다. 그가 시의원을 역임하면서 대표 발의한 조례만 83건에 달한다. 합리적인 리더십과 원만한 대인관계를 바탕으로 의정활동을 이어와 주민 및 시·구청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터운 정치인으로 꼽힌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