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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서울 도봉구 우이천 창번교부터 신창교까지 736m 구간의 제방길. 이곳은 좁고 수풀이 우거져 주민들이 걷기 힘들었지만, 지난해 11월 말 새 단장을 마친 이후 보행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도봉구청 제공

■ 서울인사이드 - 도봉구 우이천 제방길 정비사업

차도·인도 불명확하고 폭 좁아
주민 하소연에 즉각 공사 나서
난간·벤치 등 안전·편의 확보

중랑천 제방길 사업도 추진중
700m 길이 황톳길 조성 핵심

“이제 밤에도 걱정 없이 걸을 수 있겠어요.”

지난해 12월 찾은 서울 도봉구 우이천 창번교부터 신창교까지 736m 구간의 제방길은 이전과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차도와 인도가 불명확했던 길은 지면으로부터 덱이 올려져 구분돼 있었으며, 보행 시 위험을 초래하던 철조망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난간이 설치돼 보행자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었다. 새롭게 정비공사가 완료된 우이천 제방길 덱을 걷던 인근 주민은 “그동안 보도 폭도 좁아서 걷기 힘들었는데 이제는 안전하게 오갈 수 있게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11일 도봉구에 따르면 우이천 제방길은 지난해 11월 말 정비공사를 마쳤다. 새롭게 설치된 덱에는 은은하게 길을 밝히는 160개의 조명이 설치돼 주민들이 늦은 밤에도 제방길을 만끽하며 걸을 수 있게 됐다. 구간 중간중간 벤치 2개와 덱의자 4개가 마련돼 어르신 등 이동약자도 편히 쉴 수 있게 됐다. 구 관계자는 “사시사철 우이천의 정취를 느끼며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이번 공사를 설계했다”며 “일상을 잠시 잊고 우이천 제방길을 걸으며 힐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걷고 싶은 길’로 다시 돌아온 우이천 제방길 정비는 2022년 7월 오언석 도봉구청장과 창3동 주민과의 대화에서 출발했다. 당시 주민은 “고르지 못한 노면과 무성하게 자란 버드나무가 보행을 방해하고 길이 너무 어두워 밤에 걸어 다니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오 구청장은 보행 덱 설치를 통한 우이천 제방길 정비공사를 계획하고 공사에 필요한 예산 확보에 나섰다. 구는 서울시와의 협의 끝에 시비 10억 원을 교부받고 지체 없이 실시설계용역을 시행해 지난해 11월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오 구청장은 “구민을 위한 일이라면 언제든 발 벗고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도 구민의 의견과 제안을 적극 수렴해 구정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구는 제방길 정비공사의 다음 단계로 중랑천 제방길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중랑천 제방길은 하루 평균 약 500명이 넘는 주민들이 걷는 관내 대표 제방길이다. 매년 벚꽃 철이면 인근 구에서도 많이 찾는 벚꽃 명소이기도 하다. 구는 노원교부터 창도초까지 제방길 약 1.7㎞ 구간에 특화길 조성, 둔치부 정비, 띠녹지 초화 식재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중랑천 황톳길 예시 사진. 도봉구청 제공

그중에서도 구가 단연 신경 쓰는 부분은 황톳길 조성이다. 구 관계자는 “최근 맨발 걷기 열풍이 불면서 전국 곳곳에 황톳길이 조성됐지만 대부분의 황톳길은 따로 시간을 내서 찾아가야만 하는 불편함이 있다”면서 “하지만 중랑천 황톳길은 많은 주민이 걷고 있는 일부 구간에 조성해 도심 속 주민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황톳길로 조성되는 구간은 벚꽃나무가 있는 도봉 서원아파트 104동부터 116동까지 이어지는 약 700m의 제방길이다. 구는 벚꽃나무가 일렬로 심겨 있는 길을 중심으로 한쪽에는 황토와 마사토, 생석회 등을 섞어 만든 건식 방법으로 황토를 포장하고 다른 한쪽에는 포설 후 다짐한 마사토 표면에 흙 안정제를 살포하는 방식의 마사토 포장 공법을 계획하고 있다. 구 관계자는 “건식 방법의 황토 포장은 시공 시 전문성이 필요하고 지속적인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우천 시에도 질척거림을 억제하고 황토의 질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 “황토의 질감을 싫어하는 주민들을 위해 한쪽에는 마사토 포장으로 진행할 예정인데 이는 흙의 부드러운 질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도봉구 맨발 걷기 활성화 및 맨발 산책로 조성 등에 관한 조례’도 제정한 구는 앞으로 지역 내 황톳길 추가 조성 등 도심 속 맨발 걷기 인프라 조성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구는 편의 시설도 부족함 없이 챙길 예정이다. 방문객들이 편히 쉴 수 있게 테이블부터 의자, 평상쉼터, 연식파고라(의자를 갖춘 그늘막)까지 두루 갖춘 길이 80m, 폭 8m의 커뮤니티 쉼터를 마련한다. 또 황톳길을 걷고 난 뒤 바로 발을 닦고 씻을 수 있는 세족장과 황토의 새로운 자극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황토족탕을 설치한다. 오 구청장은 “구민들이 일상 속 가까운 곳에서 더욱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황톳길 조성을 비롯해 공원, 둘레길 등을 정비·확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