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걸릴 연구 80시간만에 끝내
10센트 동전 크기 시제품도 제작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namdol@munhwa.com

미국 연구팀이 인공지능(AI)과 고성능컴퓨팅 기술을 결합해 기존 연구로는 20년 걸릴 3000여만 개의 배터리 소재 분석을 80시간 만에 완료해 신소재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재료과학 등의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킬 AI 기술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워싱턴주 리칠랜드에 있는 퍼시픽 노스웨스트 국립연구소(PNNL)와 함께 AI 및 고성능컴퓨팅 기술을 활용해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3260만 개의 잠재적 배터리 소재를 분석해 단 80시간 만에 배터리 개발에 사용할 수 있는 18개 신소재 후보를 추려냈다고 밝혔다. MS 측은 이번 분석 작업이 전통적인 분석 방식으로는 20년이 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은 이번에 찾아낸 신소재를 활용해 10센트 동전 크기의 배터리 시제품 제작까지 마쳤다. 시제품은 현재 상용화된 배터리보다 최대 70%까지 적은 양의 리튬을 사용해 작동하며 전력 충전도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서 MS와 PNNL은 먼저 AI를 훈련시켜 실행 가능한 모든 원소를 평가·조합하도록 했으며 이 알고리즘을 통해 3260만 개 후보를 도출했다. 이후 AI는 약 50만 개의 안정적 물질로 압축했고 다시 800개로 줄였다. 각 물질 내부의 원자·분자의 움직임을 분석한 분자역학시뮬레이션 작업을 통해 150개가 추려졌고, 이후 가용성·비용 등 각 재료의 실용성을 평가해 23개로 줄였는데 이 중 이미 알려진 5개 재료를 제외하고 18개 신소재 후보가 선정됐다. AI를 통해 추출된 배터리 신소재는 고체 전해질로 리튬과 나트륨, 이온 등이 함께 사용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