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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주적·전쟁” 위협 배경

대북 억지력 강화한 尹정부에
책임론 씌우며 민심 선동하기
총선서 집권여당 패배 노림수

전문가 “北 의도 차단하기 위해
정부 안정감 있는 메시지 줘야”

4월에 실시하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국내 남남 갈등과 안보 불안을 조성하려는 북한의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한민국 족속들은 우리의 주적”이라 규정한 데 대해 추가적인 군사 도발을 예고하는 것이자 총선을 앞두고 국내 민심을 선동하려는 이중의 목적을 가진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며 대북 억지력을 강화해 온 윤석열 정부에 안보 불안의 책임론을 덧씌우고, 특히 중도층 등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결과적으로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남성욱 고려대 통일융합연구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전쟁과 평화의 구도를 만들어 총선에서 집권 여당이 패배하도록 만들려는 것이 북한의 1차 전략”이라며 “미국에서도 7월에 공화당 대선 후보가 결정되는 만큼 단계별 ‘살라미 전술’로 도발 수준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 원장은 “자주국방과 한·미 확장억제를 동시에 강화해 강력한 억지력을 보여줘야 한다”며 “북한의 인지전과 심리전에 대응하는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서 북한의 행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연말 전원회의에서 ‘통일을 포기하고 교전국 관계로 간다’는 결론을 내리고, 군수공장 현지지도에서 김 위원장의 입을 빌려 확실하게 쐐기를 박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현지지도에서 공개된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발사대 차량에 대해서도 “사거리 600㎞ 한반도 남부 전 영역에 닿는 전술핵탄두 탑재 무기로, 이를 의도적으로 공개하면서 한국을 ‘주적’으로 표현한 것은 향후 이 무기를 사용할 대상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행보”라고 해석했다.

주재우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우리 민심을 동요시키려는 북한의 의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에서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주 교수는 “‘북한이 도발하면 몇 배로 갚아주겠다’는 말만으로는 민심을 안정시킬 수 없다”면서 “총선 정국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관계부처에서 안정적인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장호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9일(현지시간) 통화를 갖고 북한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이전하고 이 미사일이 실제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쓰인 문제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조재연·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