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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모교내 흉상밖에 없어
충남지사·부여군수 “협조”

홍성·부여=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올해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맞아 기념사업이 활발한 가운데 고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탄생 100주년을 2년 앞두고 연고지인 충남에 JP 기념시설이 들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현대사 연구자들에 의해 JP의 업적이 재조명되고 있고 충남지사와 부여군수도 당적을 떠나 의지를 보이고 있어 관련 논의가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이승만기념관 등 현대사 주요 인물을 재조명할 수 있는 기념사업이나 영화·뮤지컬 등 공연물 제작 등이 활발한 가운데 충청 지역에서도 JP 기념시설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JP는 1926년 1월생으로 2026년이 탄생 100주년이지만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3김 중 유일하게 이렇다 할 기념관조차 없는 형편이다.

청년 시절 JP 대선 출마를 도우면서 정치에 입문했던 김태흠 충남지사는 지난 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JP 기념시설 건립 용의를 묻는 질문에 “진보 쪽에서 DJ와 노무현을 추앙하고, 보수진영 인물은 독재자라고 비난만 하는 것은 미래로 가는 데 부정적이다. 현재 좌우 이념 분열이 해방 정국보다 심각하다”며 “JP는 조국 근대화, 경제개발 등 우리 현대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신 분으로 부여나 공주에 기념관을 짓는다면 도민과 협의해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JP 고향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정현 부여군수도 “JP는 쿠데타를 일으켰지만, DJP 공조를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여야 간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룬 인물”이라며 “당적을 떠나 JP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추재엽 김종필기념사업재단 사무총장은 “현재 뮤지컬 제작, 기념관, 도서관 건립 등 JP 탄생 100주년 사업을 계획하고 있지만, 기념관의 경우 100억 원 이상의 재원이 들어 영세한 재단 힘만으로는 추진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3김씨 관련 기념시설은 DJ가 김대중도서관(서울), 김대중컨벤션센터(광주), 김대중노벨평화상기념관(목포), 김대중 전 대통령 사저 기념관(고양), 김대중광장·강당·동상(무안), 김대중 한반도 평화의 숲(신안) 등으로 가장 많다. YS의 경우 김영삼 전 대통령 기록전시관(거제)·김영삼도서관(서울)이 있다. JP의 경우 모교인 공주고에 건립된 흉상이 유일한 기념시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