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령인구 줄어 학교운동부 해체

경기 초중고 1년새 34개팀 감소
엘리트 선수 육성 더 힘들어져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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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통의 인천 부개초교 씨름부가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신규 선수를 모집하지 못하고 사라질 위기다. 2년 전부터 단 한 명의 선수도 모집하지 못한 데다 남은 6학년 선수 3명마저 이달 졸업해 사실상 팀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이 학교 씨름부는 1983년 창단해 그동안 전국소년체육대회뿐만 아니라 전국시도대항 장사씨름대회에서 수차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씨름 명문이지만 최근 학교 측은 시 교육청에 팀 해체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8일 인천 등 전국 시도교육청에 따르면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와 개인 및 클럽 스포츠 문화가 확산하면서 운동부를 운영하는 학교가 급격히 줄고 있다. 더는 학교체육을 통해 축구의 손흥민, 수영의 박태환,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같은 선수를 발굴·육성하기 힘들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인천에서는 지난해 부개초교와 같이 신규 선수를 모집하지 못해 운동부를 해체한 초등학교만 4곳에 달한다. 이들 학교가 운영하던 5개 운동부가 사라지면서 미래 국가대표를 꿈꾸던 엘리트 선수 45명이 진로를 포기해야 했다. 역대 소년체전 등 전국대회에서 학생부 종합우승을 매년 독차지하던 경기도 역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운동부 해체를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해 말 기준 등록된 학교운동부가 초중고 합계 576개교 700개 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도 594개교 734개 팀보다 18개교 34개 팀이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등록 선수는 7876명에서 7659명으로 217명(2.7%) 줄었다.

이 같은 학교운동부 감소는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적 추세다. 지난해 대구와 경남에서 각각 10개, 대전과 울산에서 각각 9개 학교가 운동부를 해체한 것으로 집계됐다. 학교운동부가 줄면서 각종 전국대회에 지역과 학교를 대표해 출전하는 선수도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울산에서 열린 제52회 소년체전에서 13세 이하 남자 축구 종목에 출전한 전국 17개 시도 대표팀 가운데 전남과 대구를 제외하고 모두 학교운동부가 아닌 사설 학원이 운영하는 유소년 클럽이었다. 더욱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운동부가 있는 학교는 대부분 심각한 인구 노령화와 공동화를 겪는 원도심에 있어 신규 선수 모집에도 애를 먹고 있다. 최영환 인천시교육청 체육교육담당 장학관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 해체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