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美 생명공학 회사 연구팀 발표
기후변화·산림파괴 등이 원인

기후변화로 인해 에볼라와 같은 동물 유래 바이러스가 2020년에 비해 2050년에는 12배나 많은 사망자를 낼 것이란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구가 더워질수록 인간을 대상으로 한 전염병의 공습도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미 생명공학 회사 긴코 바이오웍스 연구팀은 최근 동물원성 감염증이 기후변화와 산림파괴로 인해 앞으로 더욱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바이러스의 역사적인 추세로 볼 때 세계 보건에 대한 위험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국제적인 예방과 대비, 회복을 지원하기 위한 긴급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에볼라 바이러스와 마르부르크 바이러스를 포함하는 필로 바이러스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 1, 니파 바이러스, 볼리비아 출혈열을 일으키는 마추포 바이러스 등 4개의 특정 바이러스성 병원체의 과거 발생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그 결과 1963년부터 2019년 사이에 매년 5%씩 유행병이 증가했으며 사망자는 9%씩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2050년에 이들 병원체의 동물원성 감염 사례가 2020년보다 4배 증가하고 사망자는 12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팀은 “이 수치는 코로나19 사례를 제외했기 때문에 과소 추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제2의 코로나’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감염병 전파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할 때마다 감염병 발생위험이 4.7% 증가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기존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슈퍼 박테리아가 늘고 있어 WHO는 이를 ‘조용한 팬데믹’으로 규정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지난해 7월 발표한 ‘슈퍼버그에 대한 대비’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에는 70만 명 수준이었던 연간 슈퍼 박테리아 사망자의 숫자가 2019년에는 약 127만 명으로 급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가 계속되면 2050년에는 슈퍼 박테리아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가 1000만 명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래 슈퍼 박테리아 증가 원인으로 기후변화 등을 꼽았다. 지금까진 항생제 남용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됐지만, 앞으로는 의료·위생·상하수도 시스템의 질적 하락 등 환경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UNEP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가 ‘인구과밀’ ‘위생 상태 악화’를 유발하고 지구의 온도를 높여 세균 증식 속도와 슈퍼 박테리아 확산을 촉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