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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회 실형 전력 50대, 출소 사흘만에 흉기로 공무원 위협해 구속
국민참여재판 강력 요청하더니 정작 법정 출석은 거부
재판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미온적으로 대처할 수 없어"


공무집행방해와 성추행, 폭력 등으로 13차례 실형을 산 50대 남성이 출소 사흘 만에 행정복지센터 공무원을 흉기로 위협했다가 또 다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국민참여재판을 받게 해 달라고 강력히 요청해 뜻대로 됐으나, 정작 배심원단이 나온 재판에선 별다른 이유도 없이 법정 출석을 거부해 사법 절차를 우롱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울산 남구 한 행정복지센터에 들어가 복지업무 담당 공무원 B씨에게 욕설하고, 검은색 비닐봉지로 감싼 흉기를 흔들면서 위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이날 상담 도중 기초생활수급자에 선정되거나 긴급 지원을 받기 어렵다는 말을 듣자 "사흘 안에 돈을 넣어달라. 안 그러면 담가버리겠다"며 B씨를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그 전날에도 행정복지센터를 찾아가 다른 공무원에게 반말과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A씨는 결국 출동한 경찰에 체포돼 구속됐는데,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B씨에게 고소 취하를 종용하는가 하면 은근히 위협하는 내용의 편지 등을 18통 보냈다.

이 때문에 B씨는 인사이동을 요청할 정도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고, A씨를 응대했던 다른 공무원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재판 과정에서도 A씨의 제멋대로 행동은 이어졌다. 국민참여재판을 강력히 요청해 배심원을 출석하도록 해놓고 정작 자신은 별다른 이유도 없이 법정 출석을 거부했다.

재판부는 재판을 미룰 수 없어 결국 A씨 출석 없이 공판 절차를 진행했다.

재판부는 "공정한 재판과 피고인 방어권 보장을 위해 진행된 사법 절차를 악의적으로 이용해 재판을 방해하고, 지연시키고, 혼선을 일으키는 행태에 법원이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전례를 남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미 공무집행방해죄와 폭력 범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만 13회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이번 사건이 벌어진 날은 A씨가 강제추행죄로 실형을 살다가 구속 취소 결정으로 출소한 지 불과 사흘 만이었다.

국민참여재판 배심원 7명 중 5명은 A씨에게 징역 6년, 나머지 2명은 각각 징역 5년과 징역 7년의 의견을 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주변 사람 고통에 무관심하며 반성은커녕 객관적으로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려는 노력조차 전혀 하지 않는다"며 "배심원들은 피고인과 같은 행위를 대한민국에선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의사를 표명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오남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