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선 ‘총선전 포퓰리즘’ 비판도

은행권이 21일 내놓은 ‘2조 원+α(알파)’ 상생금융안을 놓고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서민·취약계층은 사실상 혜택에서 소외됐기 때문이다. 지원대상인 자영업자·소상공인 중에서도 신용도가 낮아 1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지 못한 이들이 제외되는 데다, 소득 등을 따지지 않고 일률적으로 이자 환급을 할 경우 도덕적 해이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자 환급을 총선 직전인 내년 3월까지 이행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표심을 노린 포퓰리즘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이번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두고 은행 안팎에서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만 특혜를 준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소상공인을 제외한 서민과 취약계층에 대해선 은행권 ‘자율 프로그램’의 일부로 포함했지만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과 함께, 사정이 더 좋지 않은 2금융권 차주들은 혜택에서 배제됐다는 불만도 크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많은 자영업자가 어려운 가운데 이자를 냈는데 은행권이 그걸로 많은 이익을 냈다는 개념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아시다시피 2금융권은 상황이 썩 좋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어 “은행권 같은 모델로 가긴 어렵지만 예산안에 3000억 원 정도가 이자 차이 보전 예산으로 배정됐다”며 “7% 이상 고금리를 저금리로 바꾸는 신용보증기금 프로그램의 대상과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정 금리(4%)를 기준으로 캐시백 대상을 정한 것에 대해서도 신용평가제도를 흔들고, 금융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성실히 원금을 상환하고 매출을 높게 유지하며 신용평가를 관리해왔던 사람들은 신용을 관리할 유인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땜질 처방’에 불과한 대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에 집중된 지원 방안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급조한 땜질 처방 대신 ‘횡재세’ 도입을 통해 근본적인 상생을 실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 중인 ‘횡재세 법안’(금융소비자보호법 및 부담금관리기본법 개정안)은 금융회사가 한 해 거둔 순이자수익(NII)이 직전 5년 평균의 120%를 넘겼을 때 초과분의 최대 40%를 ‘상생금융 기여금’으로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정경·나윤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