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는 21일 강원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교육청이 추진하는 졸업식 교육감 표창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연합뉴스

2018년 전임 교육감 시절 전교조 강원지부와 단체협약에 따라 폐지
신 교육감 "희망 학교 한해 전달" vs 전교조 "학생 서열화 협약 위반"

춘천=이성현 기자



강원도교육청이 초·중·고교 졸업생에게 주는 교육감 표창이 2017년 이후 6년 만에 부활한다. 도교육청은 2018년 전임 민병희 도교육감 시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원지부와 단체 협약을 통해 졸업식에서 학생 개인에게 교육감 이름의 표창장 수여 폐지에 합의했었다.

도교육청은 최근 ‘2023 졸업생 표창계획 알림 공문’을 일선 교육지원청에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표창을 희망하는 학교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마친 뒤 졸업식이 시작되기 전에 학교로 표창장을 발송할 계획이다. 고등학교에는 교육감 표창장, 초·중학교에는 시·군 교육장 표창장이 전달된다.

신경호 도교육감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번 졸업식에서는 학생 표창을 희망하는 학교에 한해 교육감·교육장 표창을 전달하려 한다"며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데 학생들에게 상을 주는 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2월 민족사관고 졸업식 때 도지사, 도의회의장, 횡성군수, 안흥면우체국장상도 있는데 교육감표창은 없어 아쉬웠다"며 "희망하는 학교에 한해 표창을 주는 것이어서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교육감 표창 수여는 학생을 서열화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전교조 강원지부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적과 인성을 등급화 서열화할 수밖에 없는 수상자 선정에 대한 문제, 모두가 주인공인 졸업식에서 가장 우수한 1명을 정해 특별상을 주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에 대해 강원교육 구성원들의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표창을 폐지했던 것"이라며 "도교육청은 퇴행적 줄 세우기 교육을 중단하고 모든 학생이 축하받는 졸업식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전교조 강원지부는 최근 도내 모든 학교에 단체협약을 준수할 것을 알리는 공문을 발송했다. 또한, 도내 교사들을 대상으로 ‘졸업생 교육감(장) 표창 추천 반대 서명’을 온라인으로 진행해 1122명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전교조는 서명 결과를 도교육청에 전달하고 단체협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