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법 비판은 내로남불 화법”
우상호·정청래 등 비난 쏟아내

더불어민주당이 20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직 수락을 시사하며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을 ‘악법’이라 규정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해 융단 폭격을 가했다. 특검법 강행 처리를 통해 내년 총선을 이른바 ‘김건희 이슈’로 장악하는 한편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기 전 정치 공세를 통해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친명(친이재명)계 4선 중진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총선 이후 김건희 특검법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한 장관의 전날 발언과 관련해 “야당 정치인에 대한 수사도 다 미뤄야 공평한 거 아니겠나”라며 “한 장관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장관인지 대통령 배우자의 변호인이자 대리인인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한 장관이 김건희 특검법의 ‘수사 상황 브리핑’ 내용을 독소 조항이라 규정한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 화법”이라고 비판했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국민의힘의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 움직임에 대해 “정권 심판 정서가 높은데도 대통령이 당의 공천권을 쥐려는 ‘여권 장악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며 “윤석열 정권의 오른팔이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정서를 누그러뜨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평가절하했다.

이날 오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한 장관을 겨냥한 비판이 쏟아졌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한 장관의 ‘악법’ 발언과 관련해 “과거 ‘한동훈 특검팀’에서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때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았나”라며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은 ‘몰카(몰래 카메라) 공작’이라고 어쭙잖게 영혼 털린 발언을 했는데 한동훈은 ‘김건희 대변인’인가”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소크라테스는 뭐라고 꾸짖었을지 궁금해 노래로 들어보겠다”며 돌연 가수 나훈아 씨의 ‘테스형’ 무대 영상을 최고위 현장에서 틀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한 장관 발언은 들끓는 반대 여론에도 정면승부를 하겠다는 대통령 의지와 거부권 행사 이후에도 끝까지 반대하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며 “최순실과 드루킹 특검법에도 포함된 조항을 부정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윤통(윤석열 대통령) 아바타’답다”고 비꼬았다.

한편 민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 “대선 후보도 ‘검찰’, 비대위원장도 ‘검찰’서 모셔온다고? ‘불임 정당’이 쪽팔리지도 않나 봐”라고 적었다가 난임 가정 비하 발언임을 의식한 듯 ‘불임 정당’이라는 표현을 삭제하고 다시 게시했다.

나윤석·김보름·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