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경기 여주시 가남읍 정단리에 위치한 기금조성용 옥외광고물. 보수작업 중인 인부가 사다리를 타고 광고물을 오르고 있다. 한국옥외광고센터 제공

■ 한국옥외광고센터, 철저한 관리로 안전한 간판문화 확산

풍수해 점검·정밀 점검 통해
세부 항목별 보수·보강 조치
150기 중 149기 A등급 받아
나머지 1기는 단순 외관부식

안전위협 ‘돌출간판’ 정비하고
지자체에 가이드라인 배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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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질 때면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른다. 경기 시흥시 신천동에서 길을 걷던 A 씨는 강풍에 떨어지는 간판을 피하려다가 손가락을 크게 다쳤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에서는 버스 번호 안내판이 쓰러지며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 B 씨가 중상을 입었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한 건물 3층에서는 간판 일부가 떨어지며 주차돼 있던 차량이 파손됐다. 이처럼 옥외광고물의 관리가 미흡해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모든 옥외광고물은 통상적으로 안전 점검 의무가 있다. 옥외광고물법 제9조와 동법 시행령 제36조에서는 안전 점검의 대상이 되는 광고물과 그 시기, 방법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옥외광고의 안전 점검은 일반적인 안전 점검과 풍수해 대비 안전 점검으로 나뉜다. 점검 결과 안전상 문제가 될 것으로 판단되는 광고물은 제거하거나 별도의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한다. 안전 점검은 시·도 및 시·군·구에서 주관하며 지방자치단체 단위로 안전 점검 계획을 세우고 현장에서 점검을 시행한다.

고속도로변 곳곳에 있는 대형 야립광고물의 안전은 더욱 촘촘하게 관리되고 있다. 가로 18m, 세로 8m 압도적 크기를 자랑하는 이 광고물의 정식 명칭은 ‘기금조성용 옥외광고물’로, 2009년부터 행정안전부 산하기관인 한국지방재정공제회 한국옥외광고센터에서 관리하고 있다. 센터는 옥외광고물법 제11조의4에 근거해 이 광고물들을 활용한 옥외광고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광고물은 올림픽대로, 경부고속도로 등 전국 주요 도로를 따라 2023년 12월 기준 총 152기(아날로그 149기, 디지털 3기)가 설치돼 관리·운영 중이다.

안전한 사업 운영을 위해 센터는 기금조성용 옥외광고물의 안전 점검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연 4회 분기별 점검과 수시로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한 수시 점검, 풍수해 점검 등을 매년 실시한다. 또한 3년 주기로 전문기관을 통해 정밀 안전점검을 받고 있다. 점검 결과에 따라 세부 항목별로 보수·보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적극적으로 조치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지금까지 기금조성용 옥외광고물 관련 사고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2022년 실시한 정밀 안전 점검 결과, 점검 대상 150기(신규 2기 제외) 중 1기를 제외한 149기가 모두 A등급을 받았다. B등급을 받은 1기 역시 일부 외관 부식에 의한 것으로,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됐다. 하지만 센터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지난 11월 안전한 광고물 관리를 위해 자체 조사를 추가로 벌였다. 그 결과 외벽의 페인트칠이 벗겨지는 등 도장 상태가 불량한 기금조성용 옥외광고물 20기에 대해 선제적인 보수·보강에 나섰다.

센터는 이달 말까지 크게 세 가지 작업을 진행한다. 먼저 광고물이 세워진 바닥과 광고물의 기초부를 이어주는 콘크리트 접합부의 균열을 막는 ‘그라우트 보수’가 이뤄진다. 이후 광고물 연결부 등에 설치된 각종 볼트의 결합 상태를 점검하고 조임새를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도색이 벗겨진 외벽을 다시 칠하는 작업을 한다. 보수가 마무리되면 더욱 안전해진 광고물을 활용해 내년에 있을 6차 기금조성사업을 준비할 계획이다.

센터는 이 외에도 옥외광고물의 안전을 확보하고자 여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2년부터 행안부와 함께 매년 실시 중인 간판개선사업을 통해 ‘1업소 1간판’의 원칙으로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돌출간판을 정비해 왔다. 센터에서 발표한 2022 옥외광고 통계자료에 따르면 2021년 안전 점검을 받은 광고물 중 돌출간판은 2만9032개로, 전년도 3만1034개에 비해 약 6.5% 감소했다. 이런 감소세는 2018년 이후 지속해서 이어져 왔다.

센터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간판개선사업으로 전국 252개 지자체에 약 52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안전한 간판 문화 확산에 힘써왔다. 또한 지난 7월 ‘옥외광고 설치표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각 지자체의 옥외광고물 담당 부서에 배포했다. 벽면이용간판, 돌출간판, 지주이용간판 등 다양한 옥외광고물 설치 시 구조적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별 단위면적당 풍하중, 건축물 외장재 유형 등을 고려해 시공 표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현호 한국옥외광고센터장은 “안전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라며 “1번의 대형 사고 이전에 같은 원인으로 수십 차례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나타난다는 하인리히 법칙이 있다. 우리 센터는 단 한 건의 사소한 증상도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