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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로부터 탈취한 권총으로 은행 직원 살해…범행 22년 만에 최종 판결


경찰로부터 훔친 권총으로 은행 직원을 살해한 뒤 도주한 은행강도 일당에게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지 22년 만이다.

14일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노태악)는 강도살인 혐의로 기소된 이승만, 이정학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사정을 참작하더라도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의 양형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승만 등은 2001년 10월 은행강도 범행을 공모하며 순찰 중이던 경찰을 차로 들이받은 뒤 권총을 빼앗았다. 이후 12월 21일 이들은 탈취한 권총으로 대전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충청지역본부 지하주차장에서 청원경찰 2명과 함께 현금수송차량을 몰고 온 출납과장 김모(당시 45세) 씨를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이승만은 호신용 전기충격기를 깨내려는 김 씨를 향해 실탄 3발을 쏘고 현금 3억 원이 든 가방을 빼앗은 뒤 달아났다. 김 씨는 왼쪽 팔·몸통과 허벅지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이 사건은 장시간 미제사건으로 분류되었으나 이정학의 유전자가 발견되며 이 씨 일당은 범행 21년 만인 지난해 8월 검거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권총을 직접 쏜 이승만에게는 무기징역을, 이정학은 이승만의 지시를 받아 보조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형법상 "강도살인의 법정형은 사형과 무기징역뿐"이라면서 이정학에게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현웅 기자